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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다.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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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돈, 권력, 섹스에 대한 욕망이 존재한다.

물론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인류가 이 세 가지를 위해 집착해 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돈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섹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난 섹스에 대한 책을 읽고 영상을 즐겨보며 익명게시판에 있는 남녀들의 섹스 후기담을 읽는다.

그리고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임에서 나가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솔직한 사람들과 남자든 여자든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2010년도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바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다.

이 책은 DBSM입문서라고 불리는데 성적 취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주로 이룬다.

여성의 인권이 강화되었지만 이런 강한 남자에게 제압당하는 것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섹스에서까지 페미니스트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 형이상학적인 것일까?

아니면 섹스와 실제는 다른 것일까?

섹스에서 지배당한다고 해서 실제 생활에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소설이 이렇게나 많은 여성들에게 환호를 받았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사실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인지감수성이 높아진 요즘은 특히나 그러하다.

남자들은 더욱 조심스럽다.

난 나의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섹스에 대해 이야기는 하는 모임이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지금도 섹스 관련 책을 읽고 칼럼을 모으고 각종 커뮤니티(여초, 남초)의 글들을 모으고 있다.

물론 거기에 대한 글을 쓰고 싶기도 하지만 모임도 만들고 싶다.


궁극의 쾌락 뒤에 오는 허무감에 대한 이야기도 좋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어도 좋다.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 변태적인 부분이 존재하고

너도 그러하고 나도 그러하다는 것을 인정하면

더욱 자유로워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서로 섹스하는 사이지만

서로에게 대해 정말 잘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참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남자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한 여성들의 페이크 오르가즘을 비롯하여

서로를 속이고 위장하고 유혹하는 수많은 사연들을 접한다.

발기부전, 조루, 지루로 성적인 자신감이 자존감의 문제로 번지는 사례도 발생한다.


섹스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고 굉장히 사적인 영역이다.

후기담에서 올라온 내용들을 보면 그 다양함에 놀랄 정도이다.


유교걸, 유교남(성에 대한 보수적인 여자, 남자를 칭함)이 존재하고

극단의 변태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도 존재한다.

그들이 만났을 때 갈등도 일어난다.


취향도 어찌나 가지가지 인지 외모부터 뚱뚱한 여자를 선호하는 사람부터

마른 여자를 선호하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이다.


요즘 성격테스트인 mbti가 유행이지만 섹스 쪽에서는 BDSM(성적성향테스트)을 이야기한다.

내 성적성향은 어떠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간이 꽤 걸리기는 하지만 테스트 결과를 거치면 나의 성적 성향이 나온다.

내 성향은 00인데... 00성향자를 만나고 싶다.

아래에 bdsm테스트 링크를 첨부한다.


https://bdsm-test.info/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쉬운 일은 아니다.

서로에게 솔직해지려면 일명 '라포 형성'도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성적 불쾌감을 주는 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섹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농담 식으로 접근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자칫 성희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 학술용어를 사용하고 최대한 객관화된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성적이 부분만큼 민감한 사안도 없다.

더욱이 남녀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하려면 더 강한 에티켓과 매너가 동반된다.


나는 대체로 내가 읽은 책 이때도 정확히 책 제목을 이야기한다.

나의 발언에 더욱 논거를 다지기 위함이다.

그리고 나의 경험, 나의 의견, 나의 느낌, 내가 들은 이야기,

읽은 글들에 이야기하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을 대상화하거나 질문을 던지지는 않는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기회가 없었기에 익명게시판에 배설하듯이 끄적이고

n번방같은 음지로 숨어드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인터넷에 일명 '도태남'이라고 정의된 남자!

정상적으로 여성을 유혹하여 섹스를 할 수 없는 외모, 성격, 능력을 가진 남자를 칭함.

이런 남자들이 한국에서 성욕을 합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글을 봤다.

결론은 한국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장애인들의 성 문제, 노인들의 성 문제 등 우리에게는 섹스에 대한 많은 담론이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발생하고 있지만 거기에 대해 발언을 하는 것도 터부시 되어 더 많은 문제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이제 오래 건강하게 살게 되었다.

건강하다 함은 성욕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런 섹스에 대한 욕망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조그마한 모임을 만들고 싶다.


내가 섹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그렇게 중대한 주제임에도 과학적인 정확한 연구 데이터가 전무하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과학적으로 뚜렷하게 검증하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아직도 댓글을 읽으면 성적으로 무지에 가까운 사람들이 존재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섹스에 대해 '카더라'만 양산되어 있는 사실에

우리 인류가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조금이나마 일조를 하고 싶다.


섹스에 대한 진지한 사색이야말로

궁극적으로 나를 이해하는 길이고

인간을 이해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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