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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 Aug 13. 2022

살아가는 것을 사랑할 때

오늘의 시: 열네 번째

어제는 좀 슬펐다

무엇에 슬픈지 모른 채

무얼 애도하는지 모른 채


잃어버린 것이 있었다

친구 A은 어떤 시간 속에 굳어졌다

지인 B는 과거에 채여갔고

이름만 아는 C는 영원히 

나와는 반대편으로 나아가겠지


어떤 날엔 용기를 잃었고

슬픈 날엔 우리 사이를 잇던 끈을

그것도 무거운 날에애도할 진심을 잃어버리고 싶었다


상실은 우울을 동반한다

아주 가끔은 비련의 주인공처럼

 같은 우울에 잠기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얹고 나아가는

나의 감과 정을 이고 걸어가는

그 무언가, 그 어떤 손이 있다

붙박히지 않고 현재를  수 있도록

언제까지고 지금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다독이고 보살피고 사랑하는  무언가


어떤 날은 웃는 얼굴을 떠올릴 수 있도록

지나간 것들 중에 사랑스러운 사랑을 떠올릴 수 있도록

나를 살아가게 하는

나를 잘 살아가게 하는

나를 뒤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내 안의 또다른

떠나보낸 이들이 노를 젓는

그 무엇, 그 무언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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