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일을 하는 삶의 양식을 유지해 온 지 3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독감에 걸렸다. 극심한 오한에 48시간 이상 휴식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고, 내일부터 다시 일을 나가려 한다. 무언가에 점유되어있지 않은 지금의 시간 동안, 혼자만의 사색을 가져보았다. 주제는 '경영전략회의'이다.
나는 항상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에 대한 생산적인 고민을 한다. 그것이 좋아서 또는 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저 본능적으로 하게 된다. 지금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속도'에 관해서이다.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주식 투자이다. 가장 길고 연속적인 작은 성공 경험들이 있다. 그렇다 보니 더욱이 그쪽으로 더 많이 알게 되고 상대적으로 더 좋은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보통 복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이는 모름지기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골몰한 사색으로 이어진다. 시간이 정말 귀중한 팩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여 스스로의 몸값을 높여 소득을 높여라는 조언이 있다.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이야기임은 자명하다. 다만, 나는 이 격언을 아주 신중하게 다룬다. 저 말은 이론인 것이고, 실전에서는 저러한 시도가 매몰비용이 되어버리는 확률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있을 것이다.
자격증 취득, 시험 합격, 외모 관리(운동, 성형 포함)
이들의 목표는 저 자체의 것이 아니라 획득한 자격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함에 있다. 그 과정에 있어 매몰비용이 되어버릴 수 있는 단계는 크게 2개가 있다. 자원을 인풋 하고도 해당하는 자격을 득하는 데에 실패하거나, 자격을 득하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실제로 생산성 향상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이다. 주어진 삶을 살아내보고자 발버둥 친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누구나 이러한 매몰비용의 경험을 한 번 이상을 했다.
내가 말하는 자원은 시간과 돈을 뜻한다. 이 둘은 유한하다. 그래서 문제가 된다. 나는 '찰리 멍거'의 문제 해결 관점을 좋아한다. 그는 20대 공군 장교 시절 항공관제 임무를 수행할 때, 이렇게 생각하며 업무에 임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조종사들을 다 죽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방법들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만드는 데에 노력하면, 조종사들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문제에도 적용시켜 보자면, '어떻게 하면 자산 증식을 빠르게 망칠 수 있을까?'라고 물음을 해보면 수순이 맞다. 이제 나는 서른이 되었고, 마냥 젊은 나이는 또 아니다.
- 30대에 자산 증식을 빠르게 망치는 최고의 방법 -
1. 20대 초반처럼 여자를 만나는 것
2. 술 마시는 것
3.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여, 실패를 반복하며 시간과 돈을 불태우는 것
4. 게을러지는 것(일을 최대한 많이 하지 않는 것)
5. 과도한 로드로 병원비가 깨질 수준으로 몸을 혹사시키는 것
6. 여기저기 주제넘게 용돈 주고 칠레팔레 밥사고 다니는 것
7. 기타 등등
사실 나에게 해당될만한 사항은 2개밖에 없다. 3번과 5번이다. 이번에 독감으로 퍼지며 병원비를 내어보니 5번이 체감이 되었다. 내게는 몸이 아픈 것보다 돈이 깨지는 것이 더 중한 문제이기 때문에, 병원비 깨질 정도의 로드는 주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 나는 숨 쉴 산소보다 신분 상승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3번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하고 있고, 어느 정도 가닥은 잡혔다. 도전을 감내하지 않는 쪽으로.
주식 투자를 하며 투자금이 커질수록 매해 내어야 할 세금 또한 덩치가 커지게 된다. 이걸 잘 처리하는 데만 해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투자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하려고 치면, insufficient funds 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면초가 과정을 무수히 느끼면서 스스로를 무한히 괴롭게 해왔었다.
이제는 완전한 노예의 신분으로 스스로 다시금 걸어 들어가 또 한 차례의 긴 세월을 감수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계산에 의하면 7-8년의 세월이다. 그 세월을 견딜 자신 같은 건 없고, 그럴만한 동기부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치러질 대가는 반드시 치러지게 되어있을 뿐이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대가가 더 길고 고약할 뿐이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에 적용한 편협한 심사숙고이다. 그래서 매출과 자본 규모가 중견기업 급에 달하는 한 대표님께 개인적으로 메일을 송부했다. 지금의 상황과 전략 그리고 나의 판단에 어떠한 미스는 없는지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렸다. 콜드콜이기에, 답변이 올지 오지 않을지는 모르는 것이나, 현재는 이렇고, 별 다를것이 없다면 이제 이렇게 가려고 한다.
누구에게나 세상은 힘든 것이고, 나에게도 예외는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