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해주리다. 날이 밝으면.

승리하리라

by 언더독

Nessun Dorma - Luciano Pavarotti

https://www.youtube.com/watch?v=cWc7vYjgnTs



Nessun Dorma


오늘 밤 북경의 백성들은 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무도 잠들지 말라

그대도 말이오, 공주여


그대의 추운 침방 안에서

별을 바라보시오


사랑과 희망에 떨리는!


하지만 내 비밀은 내 안에 갇혀져 있고

내 이름은 그 누구도 모르리라


아니, 아니! 그대 입 위에

내가 말해주리다 날이 밝으면!


그리고 침묵을 녹이는 내 입맞춤이

당신을 내 것으로 만들 것이오!


그의 이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리니

그리고 우리는, 아아, 죽는구나, 죽는구나.


사라져라, 밤이여!


물러가라, 별들이여!


여명이 밝아오면, 승리하리라!


승리하리라! 승리하리라!






내가 가진 비전은 명확하다. 이것에 대해서는 여러 글에서 이미 다뤘다. 오늘은 그 비전의 근간에 대해 다뤄본다.




나는 내 끝이 어느 정도 보인다. 어떤 정신과 신체 상태로 말로를 맞이할지 얼추 짐작이 된다.


나에게는 선천적인 척추 측만증이 있다. 골반 위로 척추가 6~8도 정도 휘어 있다. 이것은 다리 길이에 영향을 준다. 왼쪽 다리가 조금 더 길기 때문에 하중이 쏠린다. 그래서 이미 왼쪽 고관절, 무릎 관절, 발목 관절이 좋지 않다. 아마 할아버지가 되면, 연골이 다 없어져 있을 것이다. 많이 아플 것이다.


2-30대에 많은 스트레스, 신체적 한계 그리고 수면 부족을 고질적으로 겪은 사람은 30대 후반이 되면 갑상선에 문제가 생긴다. 가장 많이 보이는 질병이 갑상선 암이다. 자수성가한 젊은 대표들, 운동선수들이 많이 앓는다. 나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애흡가다. 여기에는 설명이 더 필요 없겠다. 늙으면 폐암 걸릴 것 같다.


K4P7pPocC2qAbIsp6EE2js1P3Myolg.jpg




그럼에도 나는 달리기를 한다. 한번 달리면 10km 정도 달린다. 그 정도는 달려야 성에 찬다. 그리고 보름정도를 절뚝거리며 다닌다.


딱히 수면을 신경 쓰지도 않는다.


잠이 안 오면 일을 하고, 골아떨어질 것 같으면 잔다. 출근을 위해 강제로 기상하면 수면 시간이 부족하고, 졸림을 카페인과 니코틴으로 극복한다.


어찌 되었건 눈 뜨고 있는 시간에는 생산한다. 근로하여 돈을 만들고, 글을 써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주식을 모니터링한다. 정 할 일 없으면 푸시업이나 풀업을 한다. 계속 무얼 읽고 듣고 배우는 것은 기본이다.


그렇게 살고 있다.


이성과 논리를 따지는 작가라고 스스로 떠벌리더니,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


안 좋은 걸 알면 몸을 사려야 하는 게 논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왜 이러는 걸까.


a793756ddac061b01475b1d578f1e45c.jpg




나에게는 이것이 논리적인 행동이다. 왜 그런지 설명을 해보는 것이다.


인생을 길게 보느니, 크게 보느니 같은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에 몇 차원을 더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가 있다. 사람은 모두가 죽는다는 것이다.


죽는다는 건 무엇인가. 노쇠 그리고 질병에 의해 주요 장기의 기능이 멈추고, 연쇄효과에 의해 신체 활동이 정지함을 말한다.


인류가 존재해 왔던 역사 간, 무병장수와 영생을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기원전 450년 경,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하게 해 준다는 '불로초'를 찾아대었다. 기원전 2100년 경, 수메르 인이 쓴 '길가메시 서사시'에 이 '불로초'에 대한 설명이 가장 먼저 나온다.


아무튼 걔네 다 죽었다.


제아무리 건강기능보조제를 먹고, 운동을 하고, 건강식을 하더라도 결국 망가지고 죽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누구에게나 똑같다.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재수 없으면 사고로 죽을 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다.


전에 한번 쓴 적이 있다.


나는 생존이 아닌 삶을 살겠다고. 더 오래 살려고 애쓰기보다, 주어진 시간을 뜻깊게 쓰겠다고.


e7f106de2a77acf7133058efde6f0481.jpg




나는 야망이 크다.


몰락한 나의 가문을 다시금 부강한 패밀리로 만드는 의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이 핏줄의 21세기 시조가 되는 것이 나의 비전이다.


늙어서 연골이 다 나가고, 폐암이 걸리고, 갑상선이 맛이 가더라도 모르핀 맞으면 안 아프거나 덜 아프다. 죽기야 하겠지만 말이다.


Eugene-Roe.Band-of-Brothers.webp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았을 때, 내가 철학적으로 불완전한 인간이 되어버려 있다면.


그게 마약성 진통제로 덮어질까.


철학적으로 불완전한 인간이 되어버리는 것. 내 공동체에 미덕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아 버린 인간으로 끝나버리는 것.


그것이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영혼을 가로지르는 통각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실어증이 올 것이다.




내 삶을 스토아 철학에 기반한 완전한 인간상으로 살아내었다면.


그래서 내 아녀자와 형제들에게 강인하고 선량한 공동체를 건설해주었다면.


내가 그런 뜻깊은 인생을 완수했다면 말이다.


폐가 잿덩어리가 되고 기침이 끊이질 않아 의사가 나를 측은하게 바라본들, 나는 호쾌하게 웃으며 마지막 담뱃불을 붙일 것이다.


기가 막히게 기분이 찢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승리한 것이니까.


1*9VgjP5WoAJv7lOXx5iP0DQ@2x.jpeg


이전 23화답은 간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