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하나여야 한다네.
남성전용
by
Apr 26. 2024
오늘 서두는 '나는 좋은 남자인가'이다.
서른이 된 남자이다. 자산은 통계적 평균 이상이다. 비전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보통의 사람이 꿈꾸지 않는 버거운 목표를 두고 있다. 스스로에게 자폐적으로 엄격하다. 성실하다 못해 한계를 달린다. 술 일절 안 마신다. 운동 항상 한다. 근육질이다.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가족이 1순위이다. 철학과 행동에 일치성이 있다. 보통의 이들보다 큰 리스크를 감내할 능력이 있다. 스트레스 내성이 강하다. 이성이 강하며, 분노를 잘 통제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좋은 이야기이다.
애연가다. 운동을 항상 한다고 했는데, 건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퍼포먼스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신체를 자학하기 위해 오버트레이닝을 한다. 그래서 장거리 러닝을 하다 길가에 때때로 구토를 하기도 한다. 풀업을 한계지점까지 당기다 어깨가 바보가 되기도 한다. 성격 무지하게 더럽다. 인간관계 좁다. 스스로에게 엄격하다 보니 엄격하지 않은 남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나, 그저 자리를 뜬다. 기준이 높기 때문에 비전이 작은 이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나, 그저 자리를 뜬다. 사회성 좋지 않다. 하루에 커피 네댓 잔이 기본이고 헤비메탈을 달고 산다.
여기까지는 안 좋은 이야기다.
나의 어머니는 내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어려운 남자라고 한다. 나는 맞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 집안이 과거에 비해 큰 개선이 있었고, 모멘텀을 치고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어머니는 맞다고 한다.
서두로 돌아가본다.
나는 좋은 남자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나쁜 남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좋은 남자도 아니다.
그러나 희귀한 남자인 것은 확실하다.
나에게는 포텐셜이 있다. 나는 이걸 알고 있다. 명쾌한 이유가 있다.
가령 모든 남자를 나의 열입곱살 상황으로 강제로 몰아넣고, 어떻게들 살아나갈지 시뮬레이션을 시켜본다 한다면.
지금의 내 위치에 와있는 개체 수가 몇 명이나 될까.
소수일 것이다.
그 시작점에 비하면 지금의 내 위치는 퀀텀 점프를 한 격이다. 나에게는 그만한 중력가속도를 견딜 능력이 증명되어 있다. 시작점에서 10년이 지났다. 지금으로부터 10년이 더 지나면 나는 어떻게 되어있을 것인가.
강력해져 있을 것이다.
나는 작은 제국을 세우고 있다.
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캐릭터에 대한 내용을 서두에 던져본 것이다.
모든 남자가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100% 확신이 없다. 잘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어느 집안에나 이런 남자는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누구의 삶에든 안 좋은 일들이 반드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그 불행을 물리쳐낼 위험한 괴물이 필요하다. 보통의 좋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보통의 다정다감한 순둥이 남자는 전투력이 좋지 못하다. 패배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아녀자에게 간다.
부정할 수 있는가.
나는 돈이 없어도, 의식주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조차 없어도, 잠을 못 자도, 부상이 있어도 신속한 전투가 가능하다.
부조리, 고난, 고통, 폭력,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신속한 전투가 가능하다.
나는 그런 것들로부터 빚어진 사람이다.
남자들은 어느 정도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방향의 삶을 살더라도 고통을 피할 수 없다.
어떠한 낙을 찾는 삶부터 예로 들어보면, 적당히 직장 잡고 여자들한테 기웃거린다 쳐보자. 그게 평범한 남자가 해볼법한 일이니까.
수량적으로 생각을 했을 때, 그렇게 해서 결혼하여 오래간 같이 사는 커플은 절대다수가 아니다. 적은 수량이다. 나머지는 중간에 헤어지거나 뭔가 잘 안된다는 뜻이다. 여자를 만나면서 상당 부분 물질적인 헌신을 했을 것이다. 여자에게 중심을 두다 보니 부모, 형제, 브라더스들과는 관계가 뜸해졌을 것이다.
그렇게 끝나면, 당신은 혼자가 되는 것이다. 돈도 많이 못 모으거나, 되려 탕진을 했을 수 있다. 이것이 악순환의 첫 번째 발판이다.
행복을 추구하면, 불행의 굴레에 빠질 확률이 높다. 발전적인 요소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더 큰 불행의 원인이 된다. 더 큰 불행이라고 하면, 제 시간 내에 물질적인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안정을 찾지 못하면 여러분들의 친부모, 친형제, 불알친구의 불상사를 방어해 줄 수 없는 무능한 남자가 된다.
반대로 배수의 진을 친 삶을 예로 들어보자. 발전 외에 모든 낙을 과감하게 미련 없이 희생시키는 삶을 말한다.
상상 이상의 엄청난 고통을 맛보게 된다. 그리고 발전한다.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힘이 강력해진다. 제 시간 내에 패밀리와 형제들을 방어해 낼 수 있는 괴물의 능력을 겸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집중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오는 이 막지 않고 가는 이 잡지 않으면 된다.
왜 그런가 하면, 여성에게는 하이퍼가미 본능이 있다. 유전적으로 내려오는 이 본능은 대부분의 여성의 정신을 지배한다. 본능에 따라 겉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남자를 선택하게 되어있다.
대부분의 여성 말고, 소수의 비범한 여성은 본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 그들은 나 같은 험상궂은 남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는 심안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여자는 내가 크게 애쓰지 않아도 나와 함께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 여자를 만나면 좋다. 생물적 본능을 이겨내는 사람이 대체로 지능이 뛰어나고 선하며 책임감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같은 논리로, 그런 여자가 아니라면 구태여 애를 써 만날 필요도 딱히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여자는 내 아이에게 모범적인 엄마가 될 여자일 확률이 높다. 아내로서 내 정신을 잘 돌봐줄 현명한 여자일 확률이 높다.
고통을 추구하면 행복이 다가올 확률이 높다. 이성적으로 앞뒤가 그렇다.
여러분 개개인이 알아서 선택한 것이고, 선택할 것이다.
누가 옆에서 뭐라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수적으로는 전자를 선택한 사람이 다수일 것이다.
우리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통일된 인격체가 되어야 한다네.
스스로의 합리성에 근거해 움직이든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속에서 움직이든가 해야지.
달리 말하면, 철학자와 일치하든가
군중과 일치하든가 둘 중 하나여야 한다네.
- 에픽테토스 '스토아 학파 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