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연한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에, 그냥 쓰려고 한다.
스토아 철학을 삶의 철학으로 채택하여 살고 있다. 쉽게 말하면, 가족과 우방에게 미덕을 실천하는 삶을 말한다. 이 철학을 기반으로 한 삶은 대체적으로 인간의 감정, 성취, 로스(Loss)에는 무관심하다. 성공, 부, 죽음, 병환, 행복, 고통 따위에 좋고 나쁨을 가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관심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것은 공동체에 미덕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 철학적으로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들이 오직 두려워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불완전한 인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게으름, 오만함, 멍청함으로 인해 공동체를 잘 돌보지 못했을 때, 철학은 파괴된다. 이 철학을 추구하면 변명은 없는 것이다.
근 5개월 만에 고향집을 방문했다. 다른 곳에 가지 않고 가족들과 가지는 시간에 집중한다. 먹고 마시고 옛이야기를 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스토아 철학을 실천하게 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집안의 기틀이 건실하게 잡혀가는 것을 피부와 정신으로 와닿게 느낄 수 있다. 그 모든 총체적인 분위기를 접하면, 진정 영혼에 평화가 깃들게 되며, 그것이 행복의 근원이 된다.
여행, 맛집, 명품, 여자, 술, 자동차 따위의 것들에서 느끼는 쾌락은 이와는 다른 것이다. 그리고 자극의 세기 또한 이에 비해 약하다. 말하자면, 싸구려 재미라는 뜻이다.
나는 일종의 인디케이터를 둔다. 예컨대, 무언가 내가 의도적으로 찾아 나서고 노력해서 좇은 행복은 행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단적인 쾌락에 가까우며, 소모성 쾌락일 확률이 높다. 돈 몇 십만원 몇 백만원 짜리의 급 낮은 오락이라는 의미이다.
진정 건강하고 선량하며 자극이 강렬한 행복은 고통, 분노, 부조리, 위험, 스트레스, 피로, 희생을 토대로 형성된다. 그런 것들을 오랜 시간 감내하면 어떠한 가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경제력, 강인한 정신, 부조리에 굴하지 않는 돌파력을 가지게 된다. 공동체에 강인한 이가 있으면 구성원이 기댈 수 있다. 구성원들은 그러한 영웅을 보며 무언가를 배우고 익힐 수 있으며, 각자의 정신 또한 고양된다. 그로 인해 강력한 패밀리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그 속에서 남자들은 강인한 전사로 빚어지며, 아녀자들은 안전과 번영 속에서 방해받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꿔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쾌락을 찾는 이들은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철학적 인간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들을 경계하며,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고통이나 부조리에서 물러서는 법이 없다. 감정에 관심을 끄고, 해야 할 일을 한다.
이것을 진정 실천하기 위해서는 역치를 돌파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감정을 어루만지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서 행복을 찾는 다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잔머리 굴리는 반칙이다. 사람은 사람이기전에 짐승이다. 진정으로 현실세계에서 물리적인 조건 변화를 일으켜야만 와닿는다. 그런 돌파 경험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해본 사람은 실로 그 역치를 제대로 돌파해보았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재미를 느끼면 정말로 역치가 상향된다. 그 아래것들에서는 기별을 느끼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이 역치점을 돌파하기 위해 폭주기관차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선순환이 일어난다.
집안에 있어 이런 남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정도는 더욱 극단으로 치닫게 되며, 여기에서 대대적인 발전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들은 돈이 생기고 힘이 생기면, 자동차나 술, 외간여자에 흥청망청 쓰지 않는다. 집안을 돌본다. 그것이 대원칙 철학이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을 기점으로 다시 서울로 간다. 또다시 고통스럽고 척박한 현실을 마주하며,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많은 스트레스, 많은 불성실한 사람, 많은 부조리, 많은 악랄한 사람들은 내 앞을 방해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두렵지 않다. 그저 내가 맡은 소임을 시간내에 재빠르게 달성시키위해 변명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뿐이다.
나는 엔진이다. 느끼는 감정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다. 모든 감정은 어차피 내 연료일 뿐이다. 그들은 연소되어 내가 해야할 일을 하게 만드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나는 철학적으로 완전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Le Mans 66 - Ford vs Ferrari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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