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더독 Jul 04. 2024

같은 색깔의 비숍

혼자 반포 한강공원 다녀왔다. 속이 갑갑했다. 가끔 간다. 6 기통 엔진 소리가 좋다.


잠수교 위에서 물줄기가 뻗어 나오며, 공원에는 음악이 울린다. 사람들이 많았다. 커플과 여자들 사이로, 험악한 놈 한 명이 앉았다.


한참을 멀리 바라보았다.


습한 바람이 불어왔다. 아이들이 뛰놀았다. 돗자리를 깔고 무언가 먹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또 한참을 멀리 바라보았다.


생각이 많았다.





첫 총회 때, 보았던 한 사람이 기억에 남는다.


참가자 대부분 4-50대의 사업자를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중 내 나이 또래 여성분 한 명이 있었다. 유일하게 젊은 티가 나는 사람이었다. 총회에 집중했다보니, 그 사람 브런치 계정명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겠지.


총회를 위해 준비한 내용을 차츰 전달하다 보니, 그분의 얼굴이 갈수록 혼란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았다.


충격받은 것 같았다.


내가 이야기하는 내용은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 소수의 사람들이 질서 있게 파악하고 있는 관심받지 못하는 정보들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이 알파에서 오메가를 듣게 되면, 대부분 말을 잇지 못한다. 그런 모습을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겨냥하는 목표가 보통의 사람들의 그것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큰 위험을 감내하는 길을 보여준다.




 

자동차에는 제로백이라는 개념이 있다.


속력 '0km/h'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말하는 개념이다.


보통의 2세들은 '30km/h' 정도에서 시작하여, '60km/h'로 달린다.


나는 시동도 걸기 전부터 시점에서 시작하여 '100km/h'를 달려내려는 사람이다. 물론 같은 시간 내로 그렇게 하려는 사람이다.


내가 그 참가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시작부터 너무 겁을 먹지 말라는 점이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다. 정상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나와 비슷한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러한 길을 시도하는 자체로도 이미 많이 앞섰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이 참가자뿐만 아니라, 추후에 참가할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이 말을 남기고 싶다. 또는 내 글을 꾸준히 보며,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어찌 되었든, 당신은 의지를 발휘하여 총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했다. 그것이 대단히 의미가 있다. 그러니 차근차근 건설해 보길 바란다.


당신은 최선의 수를 둔 것이다. 잘했다.





한강 공원에서 생각했던 몇 가지는 이렇다.


1. 내가 감수하고 있는 위험의 정도가 충분한가.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가.

2. 내가 지금 평소보다 조금 더 괴로워하고 있구나.

3. 작가로서의 행보에 보다 큰 모멘텀을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

4. 이제 갓 태어난 이 총회를, 어떻게 더 활성화시켜 볼 것인가.

5. 내 가족은 무탈한가.(그래서 집에 바로 전화 걸었다.)

6. 이제 돌아가면 무슨 주제의 글을 써볼 것인가.




체스를 보면, '비숍'이라 불리는 기물이 있다. 이것은 본래 비숍이 있던 칸과 동일한 색깔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거리의 제한 없이, 대각선으로 질러 다닐 수 있다.


내 캐릭터는 비숍이다.


게임을 시작할 때, 두 개의 비숍이 있다. 각각 두 개의 다른 색 칸을 관할하기 때문에, 두 개의 비숍은 체스 판 전체에서 아군 기물들을 서포트 해주는 힘이 있다.


그래서 비숍이 하나 죽으면, 그 칸 색깔에 위치한 다른 모든 아군 기물들이 불리해진다.


나는 내 색깔을 벗어나지 않으며, 공동체를 돌본다. 급히 필요하면 게임판을 크게 질러 그들을 도울 수 있다.  


내 색깔은 고통이다. 나는 행복을 좇지 않는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내가 고통을 마주하고 물러서지 않는 일관된 삶을 살면, 내 공동체가 잘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은 내가 따로 쫓아다니지 않아도, 내게 찾아든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고통을 쫓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고통을 쫓지 않으면, 나는 더 이상 비숍이 아니다. 폰으로 전락하는 것이다.(폰은 가장 하위의 기물이다. 흔히 말하는 쫄다구.)

 




그 참가자의 가정사를 알 길이 없으나, 만약 장녀이고 공동체의 상황이 좋지 않다면.


당신도 비숍이 되어야 할 운명이다.


어쩌면 그래서, 신이 당신의 인생 중 나를 마주치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

 

계속 글을 쓰겠다. 내 구독자들도 나의 공동체이다.


나는 공동체를 돌본다. 거기에서 영혼의 평화를 찾는다.



HERO - Micheal Kiwanuka

https://www.youtube.com/watch?v=JP73BVeWlrw


< 언더독 총회 > 제2회 사전 수요 파악 중

**참가 지원은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24.07.04 현황 : 3명 참가 의사 有( 'ma**n'님, '세익***'님, '버**이' )


장소 : 서울

시기 : 주말 중. 적당히 모이면 지체 없이 진행.

총회 소요 시간 : 2-3시간 예정

참가 비용 : 미정. 렌털 장소에 의해 변동 예정. (가능한 최소화 합니다.)

**Remark : 한 명이 여러 명 예약 가능



제공 서비스 개략적 목차


- 돈은 무엇인가(Gold standard, Fiat currency, Fractional Reserve bank system, 연준 통화정책 등)

- 한국의 세금은 무엇인가(실 참여자 외 완전한 비공개)

-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방안(하나마나한 소리 말고. 개인 또는 가구가 할 수 있는 구체적 자원 배치 전략)

- 주식, 금, 비트코인, 부동산, 파생상품, 레버리지에 대한 거시적 인사이트 제공

- 정신 개조(정신 강화, 신체 강화에 대한 인사이트 제공)

- 약간의 팬미팅 겸 친목 다지기(부끄럼 탑니다. 천천히...)


2024년 AMAZON 출판작(국내 판매본 - 한글) < From Zero > : https://kmong.com/gig/580431


이전 20화 네가지 타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