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구독자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간단히 소개할 거다. 나를.
나는 올해 서른이다. 지난 10년 간 자본주의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거의 다 동원해 보았다. 정규직, 계약직, 알바, 일용직,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개인 사업자 등등.
그렇게 한 이유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절실하게.
내 나이 열입곱에 친부의 사업체가 파산했고, 부모님 두 분이 신용불량자가 되었던 과거가 있다. 당시 늦둥이 동생은 젖먹이였고.
긴 말 안 해도 뻔한 이야기이다. 잔인했다.
가난은 불화를 가져오고, 불화는 물리적인 폭력을 부른다.
나는 넓은 세상에서 그 자리에 떨어졌을 뿐이었다.
닥치는 대로 시도했었다. 지금 와서는 그 경험들이 내게 자산이 되었다.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잘하는 것들에만 에너지를 쏟고 있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것은 주식 투자와 글쓰기이다.
주식 투자의 경우, 매해 세후 / 수수료 후 20% 정도의 평균적인 수익률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마이너스 난 해도 있다. 그러나 평균 내어보면 저렇다.)
글쓰기는 보다시피 태동 중이다. 내 목표는 브런치에서 소꿉장난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 시대 한반도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지난 2년 간 글을 써왔다. 설날, 추석, 광복절 등 휴일 그리고 주말에도 글을 썼다. 하루종일 생업에 시달리고 녹초가 되든 말든 글을 썼다. 내가 여자를 떠나거나, 여자가 날 떠나도 글을 썼다. 어디가 다치거나 아파도 글을 썼다. 가족이 말썽을 피워도 글 썼다. 주식 시장이 꼴아박고 있어도, 쇼핑몰이 분초를 다투고 있어도 글을 썼다.
그렇게 토 달지 않고 글을 썼다.
잔인했다면 잔인했고, 척박하다면 척박했던 강제적인 과거는 나를 이런 사람으로 빚어주었다.
내가 정말로 남들보다 확연히 잘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능력이 남들보다 아주 좋다.)
- 통찰하는 것.
- 리스크 관리.
- 정신적 깡다구.
내가 주식 투자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객관성 수용 가능'이다. 나는 고집이 세면서도 똥고집이 없다. 이 말은, 어떤 새로운 주장을 들어보고 그것의 이유가 객관적으로 타당하면 입 다물고 수용한다는 의미이다. 어떤 새로운 주장을 들어보고 그것의 이유가 객관적으로 타당하지 못하면, 귀를 닫아버린다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능력이 없다. 관찰을 해보면 그렇다. 그것이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이거나, 옳거나 그르거나, 듣기 기분이 좋거나 듣기 기분이 나쁘거나. 그저 자기가 해가던 것을 그대로 한다. 그게 자신에게 손실이 되어도, 그렇게 한다.
이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자면.
나는 나를 못 믿기 때문에, 숫자와 데이터를 믿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직접 확인하는 숫자와 데이터는 누구의 주장이 아니라, 객관 그 자체이다. 거기서 돈이 벌린다.
남들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혼자만의 세계에 머물 때가 많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더 그렇게 되었다. 최근 들어 구독자가 빠르게 늘고, 내 서비스를 구매해 주는 고객들이 생기고,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이 방면에서 재능이 있다는 점을.
나는 미시적인 통찰보다는 거시적인 통찰에 재능이 있다. 계속해서 한 차원 위의 세계를 바라보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점보다는 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하며, 선보다는 평면의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하며, 평면보다는 입체의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한다.
그렇게 했을 때, 인생의 방향이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한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맞는 방향을 잡으면, 틀린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경쟁자보다 빠른 진행 속도를 가지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경제에 철학을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은 사유가 있다. 무슨 감동의 이솝우화적인 느낌이 아니라, 저렇게 했을 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태생적으로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좋게 말하면 그렇다. 나쁘게 말하면 집착적이다. 편집증 환자이다.
이것을 선용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 성향을 '리스크 관리'에 집어넣으니, 금강불괴가 되었다. 철두철미하면서도 다음 수의 그다음 수까지 고려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나는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놈이라 그렇다.
2020년 3월 팬데믹 발생으로 시장이 꼬라박을 때도, 나는 건재했다.
오히려 조정장이 아닌, 사이즈 큰 베어마켓이 오기를 바란다. 그때가 내게는 기회가 된다.
가능하면 젊은 지금일 때, 아주 자비없이 휘몰아쳐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빨리 치고 올라간다.
정신적 깡다구는 후천적으로 길러졌다.
멘탈에 대해 논하는 똑똑이들이 많은데, 답은 하나다.
강제로 당해야 한다. 이게 맞나 싶은 일들을.
강제로 자주 당하고, 그때마다 자살을 하지 않다 보면 멘탈이 단단해진다.
그뿐이다.
멘탈 책, 명상, 힐링 여행, 멘탈 강의로는 반영구적인 효과가 아예 없다. (그래서 내가 그런 서비스는 안 판다. 사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술적인 내용을 판다. 그게 듣는 사람의 지갑에 돈 들어가게 한다. 그게 상도덕이며 실용이다.)
그런 거 살 돈으로, 밥 사 먹어라. 요새 밥도 비싸다.
한가위가 왔음에도 내 글을 보는 이들은, 무언가 뜻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추석이건 말건 글쓰는 나처럼.
내 주변에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는 그런 밍밍한 사람들과 체질적으로 구찌가 안맞다.
하늘이 왜 당신 앞에 나를 나타나게 했을까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는 작가 '언더독'이고, 별난 사람이다.
I Got A Name (Jim Croce) - Django Unchained soundtrack
https://www.youtube.com/watch?v=wmKd_P1qG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