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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더독 Oct 05. 2024

살면서 말을 몇 마디 하게 될까.

오늘은 주식 이야기 하자. 전에 했던 것과 같은 어려운 숫자이야기는 아니다. 겁 먹지 말라.


10년 했다. 미국장, 국장했다. 코인이나 선물을 하지 않았다. 파생상품도 안 했다. 지금까지 죽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 그냥 감이나 기분으로 투자한 적은 없었다. 종류는 다양했지만, 특정 전략을 공부하고 검증기간을 거쳐서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해왔다.


새로운 전략이 발견되고 그것을 검증해보고 수익률이 나았다면 전략을 바꾸는 식으로 발전해 왔다. 여기에는 에너지와 시간이 많이 든다. 어떤 것을 공부하여 검증하여 비중을 늘린다는 행위는.


이렇게 하기 싫고 귀찮은 작업을 했기 때문에, 10년간 죽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고 본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나는 내 자산의 거의 100%를 주식으로 운용한다. 언제나 그래왔다. 보통 사람들은 경악을 한다. (이렇게 하는 데에도 명쾌한 이유가 있고, 이유는 총회에서 다룬다.)


주식을 큰 공부나 검증과정 없이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런 이들 중 자기 수익률 자랑하는 사람들 있다. 실상을 들어보면, 그 수익률을 낸 것이 맞기는 하나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으로 그렇게 냈다는 사실이 십중팔구 밝혀진다. 아니면, 그냥 아예 뻥인 경우도 있고.


투자도 다년간 꾸준히 이어온 것이 아닌, 잠깐잠깐 하는 식인 경우가 많다.


저러는 건 위험하다.


저기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브레이크가 안 걸리면, 말년이 좋지 않다. 이렇게 말하는 것에는 내가 눈으로 본 게 있어서 그런다.





내가 금융권 출신은 아니다. 그러나 주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니, 그에 대한 정보를 많이 흡수해 왔다. 남들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고 그네들 삶과 철학을 엿보며 살아왔다.


금융권 출신이나, 그 근방에서 파도를 타는 사람들 중에는 자살한 사람이 왕왕 있다. 절대로 그들이 멍청하거나, 자제력이 없어서 그렇다고는 보지 않는다. 오히려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본다.


왜 자살했을까.


왜 거기까지의 과정이 중도에 멈춰지지 않았을까.




한국인, 외국인,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내가 본 주식을 오래 잘 한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기질이 있었다.


1. 방해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때때로 싸가지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2. 사회적인 사람이 아니다.

3. 말수가 없다.

4. 물욕이 없다.

5. 잘 웃지 않는다.

6. 혼자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다.

7. 밖을 잘 다니지 않는다.

8. 일 밖에 안 한다.

9.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며, 헌신한다.

10. 스트레스 내성이 강력하다.(심리적 중립을 항시 유지한다.)

11. 수면과 건강을 수면과 건강을 위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퍼포먼스를 위한 재료로 여긴다.





전문 트레이더들과 일반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은 '할당된 시간'이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강제되는 기한이 없다. 평생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반면,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전문 트레이더들에게는 강제되는 기한이 있다. 그동안 수익을 내야 한다. 그를 실적이라고 하고, 그 정도에 따라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되거나 도태되는 트레이더가 된다.


이 때문에 파생되는 두 부류의 특징도 명쾌하다. 일반 투자자는 딱히 헷지를 할 필요가 없다. 분산 투자를 할 필요도 크게 없다. 그렇게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이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나누지 않는 사람이 장기간 투자했을 때, 어지간한 헤지펀드 수익률을 앞서는 경우가 많다.


전문 트레이더들은 반드시 헷지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주어진 시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분기별, 반기별, 연별 정도로 분류될 수 있다. 전문 트레이더들은 업계에 있을 때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리고 그것을 은퇴하거나 자살하기 직전까지 유지하게 된다. 왜냐하면 헷지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나서 시간이 좀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비극적인 말년을 맞게 되는 것은 이러한 특징이 십자로 교차가 되어버릴 때 발생한다.





일반 투자자들은 전문 투자자들만큼의 지식이 없다. 그래서 전문 투자자는 전문 투자자이고, 일반 투자자는 일반 투자자이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전문 투자자들이 사무실에서 블룸버그 단말기를 만지는 모습이 멋져 보인다. 기술적 차트 분석하는 모습이 멋져 보인다. 드문드문 들리우는 한 방에 7-80%를 먹었다는 그들의 모습이 멋져 보인다.


그래서 그들과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보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포트폴리오는 헷지가 되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그런 게 딱히 없던 일반 투자자는, 그것을 일종의 부적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한 두 종목, 두 세 종목에 투자하던 사람이 그때만큼의 조심성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뭔가 자기 뒤를 받쳐주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문 트레이더들은 포트폴리오 운영에서, 소수 종목 투자로 갈 때 위험해진다. 흔히들 몰빵이라는 개념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전문 트레이더들은 일반 투자자를 병신으로 본다. 그래서 일반 투자자가 멋있어 보여서 그들처럼 소수의 종목을 들고 가려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소수 종목에 몰빵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 보인다.


첫째는 당연히 압도적인 수익률을 달성해 업계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야욕이고.

둘째는 저조한 실적으로 업계에서 퇴출당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큰 금액을 다루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소수 종목 몰빵으로 갈 때, 미친듯한 객관적 리스크를 감내하게 된다. 문제는 그게 그들에게는 객관적 리스크로 인식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익숙하니까.


포트폴리오가 적용된 주식 보따리와 같은 속성을 지닌 주식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까 내가 이 글에서 주요하게 말하는 쟁점은 주식의 기술적인 요소가 아닌, 시간과 자금규모이다.


1. 자기가 어느 만큼의 큰 돈으로 투자를 운용하고 있는지.

2. 자기가 어느 만큼의 시간으로 투자를 운용하고 있는지.


를 다양한 이유와 욕구로 망각하게 된다.


비극은 여기서 시작된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괜찮은 수익률을 내는 사람이, 자신이 큰 규모의 금액에서도 투자를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비교적 긴 시간을 부여받아 괜찮은 수익률을 내는 사람이, 짧은 시간을 부여받더라도 수익률을 잘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의 삶에는 많은 변화 요소가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이 투자 활동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주식을 오래간 잘하는 사람은 이들의 영향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이 그만큼의 심리적 자제력을 보일 수 있을지 계속해서 의심할 줄 안다. 너무 심하게 자신을 믿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상기 나열한 1-11 까지의 특징이다. 애초에 주변에 뭐가 없어야 한다. 사람이고 물건이고 현상이고.



이런 삶의 양식을 고수하는 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함이다. 또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여자나 아이의 생존을 위함이다. 외롭고 고독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방해를 받지 않게 된다는 특징도 동시에 지닌다.


아무리 외롭고 고독하더라도, 억 단위의 금액이 영업일 내내 급등락을 반복하며 점멸하게 되면.


외롭고 고독하다는 말이 안 나오게 된다. 설령 그런 감정을 느끼더라도.

 



나는 총회나 컨설팅을 하고 시간이 끝나면 미련 없이 돌아서는 모습을 보인다. 참가자들이 조금은 섭섭해하는 기색을 느꼈다. 맘 상해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저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계속 글을 쓰며, 여러분에게 재미와 유익을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내 투자 활동에 큰 문제가 생기면, 글도 못 쓸 테니까.


그리고 내 컨설팅 이용하셨던 분들 대면을 해보고, 여러모로 능력과 가능성이 보였던 분들은 내가 알아서 먼저 드문드문 연락을 드린다. 잘 지내고 계신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오늘은 어떤 이슈가 있는지.


오늘도 별 다른 일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들을 선택하고 있다.


Calvin Harris - Rollin Ft. Future & Khalid (Slowed + Rev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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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총회 예약 마감했습니다. 예약자분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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