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한강 뛰고 왔다. 빨간 날 되면 10km 구보를 하는 습관이 있다.
커피, 담배, 스트레스, 압박감 등에 물려있던 신체와 정신을 오버홀 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오버홀이라는 것은 오래 써서 더러워진 엔진을 아예 밖으로 들어내어 청소를 한다는 뜻의 정비 용어이다.
뛰고 나면 폐, 기관지, 혈관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든다. 상쾌하다. 심장도 더 튼튼하게 펌프질을 해주고, 장딴지와 허벅지에 묵직한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좋다. 더 가볍게 걸어지는 감각이 생긴다.
무엇보다도 뛰는 동안만큼은 일 생각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걸 멈출 수가 없다. 주된 이유가 이거다.
건강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정신이 자폭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육체에 단시간 과격한 고통을 주면, 괴로움이 잊힌다.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9km쯤 달린 다음에, 마지막 1km 간 스퍼트를 준다. 남은 힘을 다 짜서 전력질주한다.(공원에서 누워 있던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신경 안 쓴다.)
그렇게 뛰고 나면, 숨 넘어가고 뱅글뱅글한다. 정신적 괴로움 같은 게 싹 사라진다. 당장 죽겠으니까.
참이슬, 항우울제 필요 없다. 이게 직빵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성실히 한다. 땡땡이 친 적이 없다. 뚱뚱한 사람들이 밤에 야식을 성실하게 먹는 것과 원리가 같다. 내게 정말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가로서의 성공을 목표하고 가는 이 길목에서.
내가 주최하는 경제 총회를 듣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 중,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이 있다. 인천, 수원, 전주, 대구, 부산 등등 수고와 비용을 들여 오시는 분들이 있다. 심지어는, 현지에서 유명한 곳의 먹을 것을 사 와 내게 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오늘 한강변 뛰면서 생각해봤는데,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내용을 더 날카롭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기 위해 사전에 사색하는 수고도 더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부산 출신으로, 부자들을 만나기 위해 사비를 들여 서울을 왔다 갔다 하던 시기가 있었다. 기차와 버스 위에서 보내는 그 수고가 무엇인지 잘 안다. 그 수고를 보상해야하기 때문에, 보다 어렵고 날카로우며 수준 있는 내용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임감을 느낀다. 무엇을 어떤 순서와 배치로 전달하면, 고객들에게 가장 이익이 될지를 고민하고 있다.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참가자들에게는 지금 하는 것보다 더 쉽게 전달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초등학생에게 설명해도 이해할만큼, 쉽고 단순하게 이야기를 해야겠다. 복잡하게 설명해서 내가 멋있어 보이는 것보다, 온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가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경제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참가자들에게는 지금 하는 것처럼 하면 되겠다.
개인 사업자 / 법인 사업자, 투자에 직접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금보다 훨씬 어렵게 설명하는 게 좋겠다. 아예 극한을 달려버리는 것이 좋겠다.
내가 이렇게까지 몰두할 수 있는 이유는 이게 근로노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작은 장사고, 추후에 사업다운 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내가 누구 밑에 들어가 일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집요함과 내구성을 보일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그럴 수 없는 구조라서 그렇다.
그래서 나는 내 구독자들에게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말이 안 되는 소리라서 그렇다.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주어진 총체적인 조건들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차피 여러분들 직장 관두면, 거기 사람들은 금방 당신을 잊는다. 자리도 다른 사람으로 금방 채워진다. HR 업무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빠르게 회전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만이 처한 상황, 조건, 문제들은.
본인이 그것들을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 절대 당신 곁을 떠나지 않는다. 어쩌면 죽고 나서도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당장 근로노동을 그만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칼과 방패를 항시 투자와 사업 방향으로 겨누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뭔가를 할 때, 자신에게 오롯이 이익이 돌아오는 구조여야만 오래간 꾸준히 빙의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신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간 꾸준히'는 성공의 필수 재료이다. 오래간 꾸준히 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으나, 성공자 중 오래간 꾸준히 안한 사람은 없다.
(물론, 조직 내에서도 무슨 이유에서든 잠시 빙의를 할 수는 있다. 그러다 구팽당하거나 불합리한 처사에 맞닥뜨릴 것이기 때문에 지속성이 없어질 것이다. 책임 소재 뒤집어 쓰지나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AC/DC - Thunderstruck ('앵거스 영'은 내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v2AC41dglnM
< 5차 총회 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