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끝나니까요.
나는 금요일 밤을 정말 좋아한다.
주말에는 오전 스케줄이 조금은 여유가 있어서, 이 시간에 내 혼을 담아 글을 쓰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력을 쏟아붓고 숙면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금요일 밤에 쓴 글들을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이다.
주중 주간의 업무 피로감을 매일 저녁마다 글로 승화시키고, 금요일 밤에는 피로감이 가장 누적되어 포텐이 터진다고 보면 된다.(나는 피로감을 원자력 폐기물처럼 사용할 수 있다. 원자력 폐기물을 가공하면, 핵폭탄이 만들어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의 특징은, 발전에 있다. 객관적인 발전이 일어나고 있지 않으면 힘들어하는 성격이라, 웬만하면 발전이 있다. 신체, 정신, 지식, 지혜, 경험, 자산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컨설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24년 4분기 경제 서한을 작성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로 코인이 대세가 되었고, 스스로의 많은 자료조사와 부자 어른들의 조언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걸 내 고객들에게 물어다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분들은 나를 믿고 내게 비용을 지불해 주셨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 안 그러면 내가 제대로 생활을 못한다. 자꾸 마음에 걸린다.
오늘 글은 '나의 글'에 관한 이야기이다.
구독자 여러분들은 내 글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고, 어떤 느낌이 드는가.
내가 글이 '내 것'인지를 찾는 데에는 10여 년이 걸렸다. 이게 내 것인지 알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이걸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장사와 투자를 한다. 그렇다 보니 돈이 되는 것에 관심이 있고, 돈이 안 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손에 잡고 있는 어젠다 중에 그런 기준을 무시해 버리는 분야가 글 쓰는 일이다.
나에게 이 일은 하나의 취미이자 애인이며, 협주곡이자 끝내주는 기타 리프이며, 클래식 벽화 그리고 핏줄 하나마저 섬세히 표현한 조각상과도 같다.
이제껏 살면서, 유의미한 희열을 느껴본 것이 몇 가지 있다.
1. 장기적인 자산 형성 목표를 세우고, 실제로 제한 시간 안에 타겟을 달성시켰을 때.
2. 보기 드문 지혜로운 여성을 만나 1년 이상 교제하여 아름다운 추억을 죽을 때까지 기억할 수 있게 되었을 때.
3. 가족의 삶을 내 힘을 통해 물리적으로 개선시켰을 때.
4. 참신한 철학이나 지식을 알게 되고 그를 깊게 학습하여, 내 두뇌의 회로가 바뀔 때.
5. 10km 달리기를 하며, 흥미로운 자연물을 우연찮게 보게 될 때.(멋진 경관, 야생 동물, 동네 멍멍이, 특이한 새, 소나기 천둥 번개 돌풍 둥)
6. 글을 쓰면서 타이핑에 완전히 빠져 다른 아무것도 인식이 안 되는 상태를 느낄 때.
7. 나를 신뢰하는 구독자들, 고객들이 늘어갈 때. 또는 그러한 증거 현상을 확인할 때.
8. 클래식 음악의 후렴, 락의 메인 리프가 끝내줄 때.
9. 5000cc 이상의 가솔린 엔진 소리, 살아있는 말의 뜀박질 말발굽 소리를 듣고 느낄 때.(머스탱 5.0 GT 엔진 소리를 사랑한다. 대지를 울리는, 내가 끌려하는 특정 파장이 있다.)
10. 45 구경 권총의 블로우 백을 손목으로 느낄 때.
희열.
글을 쓰면서 희열을 느낀다는 것은 내가 이 작업을 매일같이 해낼 수 있게 만든다. 아무리 피곤해도 글을 쓰는 것은 피곤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희열을 느끼고 싶으니까.
내가 이 시리즈 이름을 경제 관련 제목이 아닌 '95년생 에세이'라고 지은 이유가 있다. 온갖 장르가 다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경제에만 국한된 정보성 글이기만 하면, 내 게놈 지도에 그려진 독특한 창작성이 묻어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내 글을 오래 봐온 분들은 안다. 내 글은 흔한 글이 아니라는 점을. 기존의 클리셰를 파괴하는 경향이 있으며, 새로운 시각을 계속해서 불러들이는 관성이 붙은 글을 쓴다.
나는 그런 글을 쓸 때, 제대로 한 판 썼다는 즐거움에 흥이 난다. 식상하고 쳐지고 고리타분하고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쓰는 나에게도, 읽는 독자에게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간 낭비 안 좋아한다.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진정한 예술가는 영감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기왕에 남들이 귀한 시간 쏟아 읽을 글이라면, 참신한 지적 타격을 줘야 한다는 게 내가 추구하는 글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나는 내 독자들이 내 글을 읽고 지적인 환기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충격에 빠져 깊은 고뇌에 빠졌으면 좋겠다. 때때로 한없는 괴로움에 빠졌으면 하기도 한다.
한 번도 저런 식으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했으면 좋겠다.
여러분은 살면서 마지막으로, 타인을 진중한 고뇌에 빠뜨려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하는가. 남을 자발적으로 그러한 고뇌에 잠기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능력이다. 그들의 삶을 크게 바꿀 수도 있는 임팩트를 지닌 지적 능력이다.
나는 내가 수차례 헛발질을 해가며 겨우 발견해 낸 내 '남의 정신 체계 긁어버리기' 능력을 경제 지식과 결합시켜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기여하려는 방향을 잡고 있다.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무한히.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특히 나의 하루하루는 더 그러하다. 나는 원래는 죽었어야 했을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일들을 겪고 난 이후로, 인생을 평범하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세상에 족적을 분명히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족적을 남기는 것은 내가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알아줘야, 남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한 편을 써도 어떻게든 매일 독자들에게 기여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하루와 그런 한 편이 차곡차곡 모여, 내 존재가 세상에 각인될 것이다.
그러니 어찌 내가 게으를 수 있겠는가. 단 하루가 아쉬운 것이다. 내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니까.
불친절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괴짜 글쟁이'로 족적을 남기기 위해, 나는 매일 정직하게 노력하고 있다.
글은 가만히 있는다고 써지는 것이 아니며, 내 글은 매일 업로드되니까.
Fat Larry's Band - Act Like You Know
https://www.youtube.com/watch?v=ImRXjgr4d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