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타고난 성격은 '나를 위해 일하는 삶'을 살기에 아주 적합하다.
스스로를 위해 일을 할 사람들은 성격이 좋으면 안 된다. 둥글둥글하면 안 된다. 아무나랑 잘 지내서도 안된다. 여유가 있는 성격이면 안된다. 왜냐하면 저런 식으로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면, 투자나 장사가 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내 성격은 모가 나있고, 거의 대부분이랑 잘 못 지내고, 여유가 없는 성격이다. 인간에게는 오감이라는 게 있는데, 내 오감은 예민하다. 움직임, 소리, 냄새, 진동이나 진파, 맛, 향, 심지어는 치료 약물에도 빠르게 반응한다. 내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런 사람으로 태어났다.
이렇게 되면, 뭐가 되었든 정리정돈과 청결이 일정 기준 되어있지 않으면 못 견딘다. 무슨 일이든 효율이 일정 기준 이상 나지 않으면 못 견딘다.
공공장소도 내가 좋아하는 곳이 아니라면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쓸데없이 신경 쓰이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리를 떨거나 손마디를 꺾어서 소리를 내거나 볼펜을 계속 딸각인다던지 하는. 심지어는 먹던 식기를 그릇이나 접시에 탁탁 두드려대는, 수준이 상장폐지급인 사람들도 있다.
이런 성미적 특징을 가지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나의 컨트롤 안에 들어와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을 가진다. 내가 관할하는 모든 것은 잘 관리 감독이 된다. 그래서 빠르고 정확하고 깨끗하며 질서 있다. 그런 관성이 위협을 받거나, 내 멍청함이나 게으름으로 펑크가 나면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투자나 장사하기에 이만큼 좋은 성격이 없다. 놓치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일종의 프로의식을 자동으로 유지하게 된다. 이런 아비투스는 적어도 나만큼의 그것을 가진 사람들만을 가까이하게 해 준다. 그래서 그것도 장점이다.
단점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인데, 나는 오히려 좋다.
행복하고 우둔한 닭이 되느니, 고통스럽고 날렵한 독수리가 낫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이 성미를 선택할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독수리를 선택할 것이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오늘 기준으로, 현금을 총 보유자산의 30% 두고 있다. 버핏이 이렇게 해둔 현상을 보고, 곧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뉴스들이 많이 보인다. 실제로 역사상 최다 현금 보유인 것은 사실이다.
나라고 오지 않은 미래를 가지고, 맞다 아니다 단정 지을 예지력은 없다. 다만, 30%는 대단히 큰 준비자세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트럼프 집권 전에 절세하려고 애플이랑 다른 이것저것 좀 팔아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인도 그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상당히 증가했기 때문에, 영감이 신규 매수를 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서 30%이다.
나는 몇 프로일까.
나는 1-2%이다. 이렇게 한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인 스타일이다. 20살 이후로 현금 비중이 10%를 넘어본 적이 없다. 내 철학적 만족을 위해서, 필요하다. 용돈이나 소소하게 벌려고 투자하는 게 아니다. 언제나 모든 걸 건다.
내가 기쁨을 느끼는 것은 연 수익률 20%, 30%를 냈다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 누적 수익률을 기반으로 내 삶에서 자유와 독립을 누리고 발전시키게 되는 '토크'가 강력하게 느껴질 때이다.
아직 멀었다. 나는 항상 배가 고프다.
개인적으로 트럼프를 좋아하고 그의 성향과 역사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한다. 내가 아는 트럼프는 미 증시가 지나치게 빠질 것 같으면, 증권거래소 가서 개다리춤이라도 출 사람이다. 연준 사무실 가서 파월 멱살이라도 잡아볼 것이다. 절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다.
코인의 경우 며칠 째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10만 8천 불까지 찍고, 9만 4천 불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차익실현하는 사람들도 있고, 현물 ETF에서 순 유출이 며칠간 일어났다.
개인적으로 코인 시장의 속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적게라도 투기는 할 거다.
난 투기라고 표현한다. 주식이 욕망의 항아리라고 한다면, 코인은 욕망의 목욕탕이다. 탈중앙화고 블록체인이고가 문제가 아니라 레버리지가 갈수록 너무 빠른 속도로 낀다. 그럼에도 하려는 이유는 어쨌든 돈이 될 것이라서 그렇다. 치고 빠지기만 할 거다.(요새는 마을버스 타는 동네 할머니들도 코인 한다. 한국인은 투기 민족이 맞다. 나도 한국인이고.)
섣부르게 움직이지 않고 파도를 보고 있다. 투자 시장에 오래 머물다 보면 짬바가 쌓이는데, 아직 내 생체시계가 진입할 타이밍이 아니라고 말한다. 주변에서 들어가 볼 것을 권유하는 목소리들이 있는데도, 혼자 똥고집 부리고 있다.
곡소리가 더 크게 나야 한다. 아직 죽겠다 소리 잘 안 들린다. 오래 걸릴 것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헬렐레하고 있나?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들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세상은 전쟁터이다. 투자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컨텐츠 경쟁의 세계도 마찬가지이고.
이브고 산타고 여자친구고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난 물리적인 발전과 진보를 원한다. 남들 다 헬렐레하고 있을 때, 액셀 더 밟으면 훨씬 더 튀어나갈 수 있다.
여러분이 신이라고 해보자.
크리스마스라고 술 먹고 있는 놈에게 은총을 줄까, 크리스마스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놈에게 은총을 줄까.
365일 쉬지 않는다. 최고의 작가가 될 때까지.
Play That Funky Music
https://www.youtube.com/watch?v=yILr8KdTP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