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감흥이 없다. 골몰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휴일에는 점검과 재정비가 이뤄진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고, 추구하는 가치도 보통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렇다.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내 삶은 전쟁이고, 매일이 전투의 연속이다. 그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 손해 본다는 느낌은 안 든다. 크리스마스라고 달라질 것은 없다.
역사에 길이 남은 인물서를 읽어보면 또는 그러한 영화나 영상물을 보면, 나 같은 성미의 사람은 장수하지 못한다. 비교적 일찍 죽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장수할 천성은 아닌 듯하다. 이 또한 아쉬운 것이 없다. 길고 가늘게 사는 것은 나에게 삶이 아니다. 그런 삶에는 내가 찾을 수 있는 가치가 없다.
그래서 모든 것들을 빠르게 처리하려고 한다. 이러한 성향은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위험을 최대치로 감내하게 한다. 한계를 찾는 삶에는 그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 길고 가늘게 살려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소수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세계가 있다.
매일 언제까지 어떤 곳에 나타나라는 명령을 받고, 그렇게 하고.
어느 시간이 되면 어느 곳에 가서 언제까지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라는 명령을 받고, 그렇게 하고.
언제까지 어떠한 일을 마무리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렇게 하고.
어떤 시간이 되면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고, 그렇게 하고.
다음날 똑같은 시나리오를 반복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렇게 하고.
그렇게 몇 십 년이 흐르고.
어쩌면 나는 한반도에서 저러한 삶을 가장 혐오하는 사람일 것이다. 가장 극하게 저항하는 사람일 것이다. 나에게는 저러한 삶은 사람의 인생이 아니며, 주권을 박탈당한 노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드물게, 저런 지위에 머물며 평생을 정신적 마스터베이션하는 인생이 노예의 삶이 아니라며 빽빽거리는 돌탱크도 있는데, 그냥 상대를 안 하는 편이다. 그럴 명분이 뭐가 있겠는가.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자유와 독립은 공짜가 아니다. 혹독한 대가가 있다. 그거 감당해야 해서, 나 할 일 많다. 저런 저차원에 머무는 사람은 나 같은 사람 그림자 발끝도 못 쫓아온다.
나는 글을 통해, 내 구독자들에게 이 세계의 시야를 보여준다. 나는 독자들이 노예 이상의 삶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위험을 감내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개척자의 낭만을 영위하는 자유인의 삶을 누렸으면 한다.
항상 경각심을 가지는 게 스스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충분히 지적인 사람은 그저 상사에게 머리 조아리며 밥이나 빌어먹고 살려고 세상에 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걸 직시하지 못하고 주어진 인생을 소모하고는 결국에 속세를 하직할 때, 엄청난 후회와 탄식이 밀려올 것이다.
그런 건 돈 수천억으로도, 미녀로도, 부가티로도 해결이 안 되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비극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어떠한 현상과 그의 본질, 전반적인 철학을 직시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나는 무언가를 직시하는 능력이 좋다. 투자를 하면서, 그러한 능력이 많이 길러졌다. 무언가를 많이 읽고 들으면서, 그러한 능력이 많이 길러졌다. 나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며, 그러한 능력이 많이 길러졌다.
이집트 고대 문명 제국의 일화가 있다. '오시리스' 그리고 '호루스'에 관한 일화이다.
'오시리스'는 사자(死者)와 부활의 신이다. 이집트와 세계를 다스리던 신왕(神王)이었다. '오시리스'가 군림했던 시기는 황금기였다. 그는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를 시기 질투한 남동생 '세트'가 있었다. '세트'는 '오시리스'를 토막살인하여, 사지를 여기저기 흩어서 버린다.
'호루스'는 '오시리스'의 아들이다. '호루스'는 '만물을 꿰뚫어 보는 주의력'의 신이었다. 그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다.(매는 모든 동물 중 시력이 가장 뛰어나다.)
아버지 '오시리스'는 아들 '호루스'의 천성과는 달리, 상황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관습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세트'의 쿠데타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이었다.
'호루스'는 주의를 집중하고 직시한 덕분에 '세트'의 사악함을 빠르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에는 '세트'를 물리친다. '호루스'는 싸움 중에 자신의 눈을 잃었는데, 그것을 되찾아 지하세계에 있는 아버지에게 그 눈을 전한다.
이 역사서 내용이 제시하는 바, '직시하는 눈'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은 신마저도 파멸에 이를 수 있게 한다.
'호루스'가 자신이 가진 '호크 아이'를 아버지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었다.
상황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관습.
나는 자주 본다. 사람들이 중요한 것을 외면하고 잊으려 하고 도망치려고 하는 모습을. 그런 것들은 덮어놓고, 달콤하고 짜릿한 육체적 쾌락을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오늘이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내일이 오지 않게 되는가.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설날이든 추석이든 무엇이 되었든.
그러거나 말거나 삶은 이어지는 것이다.
피할 수 없다.
이 이상을 이루고 발전시키기 위한 도구가 꼭 주식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자기 몸에 맞고, 잘하게 되는 걸 하면 된다. 꼭 글을 쓰는 일이 아니어도 된다. 영상을 찍어도 되고, 방송을 해도 된다.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이라면, 종류가 뭐가 중요하겠는가.
니체가 주장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진실을 얼마나 용인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걸 그냥 쉽게 말해주고 싶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길을 가게 되면, 많은 보통의 것들과 함께할 수 없을 거라는 점을.
대부분은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심지어는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내게 욕을 하는 사람도 생긴다. 내가 그들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더라도.
대부분의 여자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조차 하지 못하게 될 것이며, 고로 제대로 된 사랑을 하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그래서 가끔 가뭄에 콩 나듯 똑똑하지 않으며 다만 지혜로운 여성이 나타나면, 하늘의 축복이라고 여길 수 있다.
내가 선택하는 주요한 결정들은 언제나 쉬운 길보다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길이 된다. 누구와 같이 하게 되는 길보다, 아무도 없이 혼자 걸어야 할 길이 된다. 그것도 최소한 20년 정도는.
이걸로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그것을 자유와 독립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자유와 독립에는 강력한 물리적 파워가 있다.
불쾌한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예의 없이 그리고 생각 없이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대통령이나 교황이라고 하더라도 중지를 면전에 힘차게 날리고 갈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하물며, 조직에서 보는 꽉 막힌 인간들은 어떻겠는가.
아무리 쭉쭉빵빵하고 반반한 미녀가 온들, 스포츠카가 온들.
내게는 이 힘만큼의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혹이 불발되는 것이다.
산 삶을 살리라.
명예로운 삶을 살리라.
오늘도 그렇게 다짐한다.
Un Amico---Ennio Morricone
https://www.youtube.com/watch?v=XTgh4cAoe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