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옮기다 살짝 피부가 쓸렸다. 아프다.
예전엔 상처가 나더라도 연고 같은 것은 바르지 않고 반창고도 붙이지 않았다.
지금은 조금만 껍데기가 쓸려도 바로 연고를 발라야 한다.
아프기도 하거니와 잘 낫지도 않는다.
껍데기는 두꺼워져 가는데, 왜 아픔은 두 배가 되어 가는 것이냐!
돼지++가 되어 아픈 건지, 나이++ 먹어서 아픈 건지 모르겠다.
돼지 겉 껍데기는 더욱 예민해졌지만,
내 속 껍데기는 점점 물러져간다.
예전처럼 소리 지르지 않는다. 내 목만 아프다.
예전처럼 욱하고 화내지 않는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급하지 않다. 순리에 따르며 기다려주면 된다.
예전처럼 혼내지 않는다. 칭찬해주려 하고 장점을 찾아본다.
예전처럼 구르지 않는다. 자기계발 좀 안 하면 어떠냐.
지금의 나,
괜찮다. 그리고 너도...
이제 이것저것 배우지 않아도, 익히려고 애를 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하다.
발버둥 쳐봐야 더 나아질 것도 없다.
편안히 살다 도축된 돼지고기가 맛있단다.
마음껏 먹고 즐겁게 마시면서 행복하게 일하다가
++살코기와 노릿노릿한 껍데기를 유산으로 남기고 사라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