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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보 달팽이 haru Mar 30. 2024

21.우연이라고 하기엔?

재욱 VS 유진





-골든 유어 호텔 신입사원 면접-


유진은 분주하게 아침부터 준비해 옷이며 화장이며 꼼꼼하게 체크하고 최대한 단정 하게 하고 길을 나섰다.


"하..미쳤다.. 왜이렇게 떨리지"

두 다리가 벌벌 떨려 도무지 일어서 있을 수가 없었다.

면접 전에 화장을 고치려 몇번이나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렸다.


"할수있다. 이번에 안되면 말지! 아..아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22번 김유진 님 대기 해주세요"

"아!네!"


드디어 차례가 돌아왔다.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아침에 청심환이라도 하나 먹고올걸 후회하고 있었다.


가지런한 몸짓으로 아주 가지런하게 자리에 앉았다.


"안녕하십니까! 22번 김유진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눈앞에는 인자해 보이는 어르신 둘, 고집세보이고 기분나쁘게 생긴 마녀같은 여자, 그리고 ...

그리고.....?!


눈앞에는 어딘가 익숙학 얼굴이 앉아있었다.


눈을 몇번이고 비벼 다시 쳐다 봤다.


'잉? 읭!!!!??'


"김유진 님. 부터 질문 할게요. 우선 지원동기는요"


"아..아네! 그..그러니까."


"허허..떨지말고 편안하게 말해요. 우리 그렇게 무서운 사람들 아니야"


인자해보이는 어르신 한분이 말을 걸었다.


'하..근데..지금 상황이 편안하지 않아요 어르신!!'


마음 속으로 소리높여 말했다.


그 남자가 내 눈 앞에서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나를 쏘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재욱의 사무실


"오늘 면접자 라고?"


"네 상무님.. 그 분 맞죠? 그 카페"


"그러네."


"하 ~ 또 이런 우연인듯 인연인듯~ 운명인듯~~"


재욱이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흠.. 스펙이...너무..안좋네"


"아 뭐~ 2년제 나오긴 했는데 저희가 또 이번에 공평한 공채를 위해서 몇명은 특채입사가 있어서요..하핫.."


"공평?"


"아..그렇죠.공평..그...머시냐..그 평등?..아 그래도 장학금받으면서 성적 우수하게 졸업했더라구요!"


"우리 회사가 그렇게 공평하고 평등한 회사였나 ,,,“





유진은 면접을 어떻게 봤는지 도무지 기억조차 나지않았다.


"제가...제가 이곳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그러니까.. 고객님들에게 편안한 하루에 제가 도움이 되어 드리고싶기 때문입니다. "


"편안한 하루를 지내는데 어떻게 도움을 준다는 걸까요?"


오늘따라 슈트를 멋드러지게 차려입은 그 남자가 다시한번 질문했다.


'이재욱 상무...상무님이라니...'


숨이 꼴가닥 넘어 갈 정도로 긴장을 했지만 바라보는 그 눈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게..마치 친구처럼요. 그저 아무 대가 없이 대해 주는 그런 친구요. 이 호텔 이름처럼말이지요."


"훗.. 대가 가 없다니요. 고객님들의 돈으로 월급을 받는건데“


'아. 완전 망했다.'


발걸음이 무거웠는지 느릿느릿하게 걸어갔더니 결국 엘리베이터 문은 가차없이 닫혔다.

그리고는 할수없이 비상계단으로 내려갔다.


"글쎄..다시한번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군"


낮익은 목소리였다. 천천히 내려가다 그 얼굴을 마주한 순간 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발을 헛딛고 말았다.


"으악!!"

세 계단 정도의 높이에서 유진은 넘어 지고 말았다.


그 남자와 눈까지 마주쳤지만 보기 좋게 내동댕이 쳐졌다. 남자도 당황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를 내려다 봤다.


"이봐요.괜찮아요!?"


".. 당신...나 일부러 안잡아 준거지..."

속으로 생각한 그 말은 사실은 입밖으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유진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희미하게 그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내 인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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