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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하남이 들어왔다-1 (brunch.co.kr)
'누나 좋아요'
말해 버렸다. 나는 게임을 빌미로 고백을 해버렸다.
조금 치사한가.. 하지만 그렇게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녀가 남친이있는지도 몰랐고, 게다가.. 나에 대해 이상하게 오해하고 있는 것도 같았고..
- 아 모르겠는데 마셔야겠다!
- 진짜 모르겠다고?
- 맥주가 없네? 가져올게
분명 그녀는 알아챘을 것이다.
내가 입만 벙긋하지만 않았다는 걸. 나지막이 속삭이는 걸 그녀는 분명히 들었다.
-우리 진짜 많이 마셨나 봐 맥주가 얼마 안 남았네?
이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 걸까?
-많이 드셨어요. 나도 좀 취한 듯
취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행여나 그녀가 당황해서 이 사태를 피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줘야 하나..
어색하게도 나도 취한 척을 할까.. 고민했다.
- 그럼 우리 그만 마실까? 이거까지만 내가 마실게
어떻게 해야 할까..
좋아하는 마음을 더 전달해야 할까..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도 중요하다. 그녀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것부터 물어야 했을까.
아니다. 내 얘기부터 해줘야 했을까..
그녀가 어깨를 움츠렸다.
'추운가?'
- 아 이제 좀 쌀쌀해지네~
' 어딘가 담요가 있을 텐데'
-아니 놀러 나간 사람들은 왜 아직 안 와?
사람들이 언제 들어오는지 신경 쓰는 걸 보니 나와 있는 게 불편해진 모양이다..
- 아... 나간 지 별로 안 됐고, 늦게 올 것 같긴 한데...
유 강사가 사람들과 클럽을 간다고 했으니 분명 늦게 올 것이다.
그때까진 그녀와 있을 수 있는데..
하지만..
더 다가가려고 노력해 볼까? 해보지도 않고 놓친다면..
난 아마 평생 후회 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안 받아주면 어때.. 그래도 내 마음 표현 해도 될까?
아니면... 이렇게 내 마음 모르는 척하는 걸 받아들여야 할까?
모른 척한다는 건... 남자 친구가 있거나 아님 나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다는 거겠지?
남친이 있는지 소민누나에게 물어볼걸 그랬나...
복잡하다..
- 게임 그만할까요?
- 아 그거 끝난 거 아니었어?
망했다. 그녀는 완전히 나와의 시간이 불편해진 것이다.
어색한 공기가 흘러갔지만 없앨 수가 없었고 어색한 침묵은 여러 번 있었지만
나는 농담 따위 할 기분이 아니었다.
분위기를 풀고 싶었지만...
어색하게 노랫소리만 들렸다..
내가 싫은 걸까?
난... 당신과 나만 둘만의 시간이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멋진 바다빛을 같이 보면서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식탁에 앉아
내일 아침도 낮에도 저녁에도 당신 얼굴 보면서 마주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걸까?
목구멍까지 이런 구차한 말들이 올라왔지만..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아 도저히 말하기가 두려웠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조금 더 용기 내볼까.
- 누나
-응
-말 놔도 돼?
- 이미 하고 있지 않나... 아닌가?
- 뭐 하나만 물어볼게
- 대답할 수 있는 거면?
- 혹시. 남자친구 있어?
적막과 고요를 깨는 사람들의 소리
이 타이밍에 하필 이때.
소민누나가 우릴 발견하고 놀란 듯 물었다.
- 뭐야 둘이?
이강사도 거들어 장난을 쳤다.
- 둘이서 술 마시고 있던 거야 뭐야? 둘이서만~?
-너무 일찍 오셨네요 다들..
이 순간..
세상의 모든 감정이 다 당신에게로 향하는 것 같다. 모든 나의 감정과 더불어서 말이다.
당신과 연결돼서 내 마음이 통한다면 좋겠는데..
너무 어렵다. 어렵다..
고백이란 게 이렇게도 어려운 거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