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자신의 과오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다.

by 박순영

페이스북을 보다보면 유난히 이탈리아 풍경이 많이 눈에 띈다. 내 기억에도 유럽중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 이탈리아였다. 특히 난 붉은 기와지붕과 좁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 골목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센스있는 punchline, 그리고 이쁜 동물, 펫 사진...


강아지있는 집에 딸이 태어났을때fb



인간에겐 오묘한 능력이 있다. 순간의 아름다움, 감동을 잡아내는...

난 하루에 한번씩 집앞 천변을 걷는다. 근래들어 부쩍 나버린 몸때문에 이런저런 성인병이 걱정되기도 하고 걷는걸 좋아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특히 휴일이나 주말이면 개반 사람반일 경우가 다반사다.



요즘은 견주들이 거의가 양식있는 경우가 많아서 녀석들이 슬쩍 마킹이나 응아를 하면 그자리에서 치우는걸 종종 목격한다.

그런데 개들 눈엔 내가 지들 친인척쯤으로 보이는지, 많은 견공들이 나를 보면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아마 난 전생에 개였던게 분명한 지점.



그런데 난 개를 만지진 못한다. 어릴땐 제법 안고 다니고 귀여워하고 쓰다듬어하고 밥도 주고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그러질 못한다.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이물감도 들고...

특히 고양이는 그 눈만봐도 위축이 돼서 피해 다닌다.



그건 아마도 내가 어릴때 저지른 만행에 기인할지도 모른다.

어느날, 다가구가 모여사는 우리집 마당에 어린 강아지 한마리가 나타났고 그 옆엔 지붕을 고치느라 사다리가 놓여있었다. 고무줄 놀이를 하던 나는 괜히 심술이 나서 그 강아지를 사다리위에 올려놨고 그녀석은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었다. 거기까지만 하고 내려놨어야 하는걸, 나는 그 녀석을 뒤에서 살짝 밀었고 녀석은 깨갱,하며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제 겨우 걸음마 하는 놈이 그 높은 곳에서 떨어졌으니...

그개는 나중에 아마도 맹견이나 광견이 돼서 사람을 위협하고 물고 다니고 그랬을거같다. 자기가 당한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런 죄의식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내 안에 자리하고 있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녀석들이 나를 쳐다보고 따라오기라도 할라치면 여지없이 그때가 떠올라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녀석들은 모르리라. 지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지들한테 지은 죄 때문인걸.



그래선가, 단절된 몇몇 관계중 딱히 내 잘못이 개입되지 않은건 상대가 기억하는 자신의 과오, 그런것들이 뒤엉켜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가해자라고 죄다 뻔뻔한건 아니다. 그나름 회한과 후회, 미안함, 그리움 따위를 갖고 있을테고 다만 그 미안함이 깊어, 사과할 용기가 나지 않아 , 거기에 조금의 자존감 이런것들이 뒤범벅돼 단절상태가 계속되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실수하고 과오를 저지른다. 문제는 그런 다음 곧바로 사과하고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 깨지고, 그래서 죽을때까지 그리워하는 연들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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