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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alone

by 박순영

거의 일주일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병원아닌 다른곳으로 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아차, 하고는 2단지 입구 단골미용실로 향했다. 마침 손님이 좀 있어 기다리다가 내 차례가 돼서 3,4센티? 잘라주세요 했더니 ok하고는 노련한 가위질이 시작되었다.


원장 솜씨가 남달라서 나는 이사를 가더라도 머리만은 이곳에 와서 하려 한다. 장담은 못하지만...

'세상이 어지러워 큰일이죠"

'그러게요 . 저는 거의 바닥을 기어요'

'다들 그래요'

'오늘이라도 헌재가 판결을 내려줘야 하는건데..'

라는 내 말에 공감하는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어떤 판결이 내려지든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그래도 맞을 매 미리 맞는게 낮지 싶다. 그리고는 힘들겠지만 복원의 길을 가야 할텐데...



이렇게 머리를 잘라내면서 내 안의 병원균도 싹둑 잘라낸 기분이다.

점심을 그득하게 먹고 나가서 혹시 또 길거리에서 살살 신호가 올까 걱정 했는데 오히려 걸으니 괜찮았다...

이제는 조금씩 운동도 다시 하고 밀린 일도 하려한다. 일상의 복원.


밖은 봄을 지나 거의 초여름이다.

은 이렇게 또 도망가버리나보다.


Heart -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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