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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그해 여름...

summer story

by 박순영

이번주 초여름 기온을 보인다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낮에는 제법 더워서 창을 반이상 열어놓고 지낸다.그래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서 아직까지는 견딜만 한데 문제는 다음달쯤 되면...

이렇게 내가 여름을 무서워하는건 2018년의 기억때문이다. 밤기온이 35도에 육박하던.



그당시 난 에어컨이 없었다. 한 보름 견디면 된다는식으로 안이하게 여름을 맞앗다 그야말로 죽는줄만 알았다. 씻고 돌아서면 곧바로 땀이 흐르고 숨조차 쉬어지지 않던 그해 여름..

오죽했으면 바깥에 나가 에어컨 실외기 없는 집이 몇이나 될까 세어봤을까..


그해 여름, 견디다못해 8월초순 동네 전자대리점에 에어컨 설치를 문의했더니 한달 걸린다는 답이 돌아왔다. 엥? 그럼 찬바람 불 땐데...해서 일단 보류했다가 이듬해 3월 중순, 일찌감치 주문해서 이틀만에 설치까지 끝냈다.

"틀어보세요"하며 기사님이 건네는 리모콘 버튼을 누르던 순간의 감동이란...


일단은 거실에만 하나 벽걸이로 설치했는데 올해 만약 이사를 가게 되면 투인원으로 추가구매해서 방마다 놓을 생각이다. 그렇게 완전무장을 하고 다가오는 여름을 당당히 맞을 생각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그 에어컨 바람을 같이 쐴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의 얼굴에 수박씨도 묻혀가며 그렇게 여름을 함께 날..어느 시인의 말대로 서로 눈꼽도 떼어주고 고구마도 나눠먹을 그런 사람과 함께 이 여름을 나고 싶다.


young-couple-on-white-beach-during-summer-vacation-happy-lovers-enjoy-their-honeymoon-video.jpg



그나저나 내일쯤 에어컨 시운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1년만에 틀었더니 바람세기 조절이 안돼서 기사까지 불렀는데 ,의사앞에 가면 싹 낫는것처럼 ,기사앞에서는 정상작동 하는 바람에 애먼 출장비만 날렸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하나 있다. 원작은 골즈워디의 <사과나무>라는 소설인데 영화타이틀은 <summer story> 였다. 미래를 약속한 남자가 돌아온다고 약속해놓고는 다른 여자와 결혼해버려 기다리던 여자는 강물에 투신을 했나, 뭐 그런....명작일수록 이야기는 통속으로 흐르는 것 같다.

골즈워디는 노벨문학상까지 탄 영국의 문호이기도 하다.


겨울이야기, 하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달빛 그림자>가 떠오르듯, 여름이야기 하면 난 <summer story> 가 떠오른다. 올여름,또 어떤 '여름이야기'를 만들게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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