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비싸서 살 엄두도 나지 않는 갈치가 나 어릴때는 싸구려 생선이었던 것 같다. 돈없는 엄마가 늘 해주신걸 보면...
갈치는 역시 밥 위에 얹어야, 그것도물만 밥 위에 얹어 먹어야 제맛인듯 하다.
그런가 하면 1년에 한번정도 먹던 소불고기맛은 정말 말 그대로 꿀맛이었다. 엄마는 재래식 부엌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주시며 익는대로 언니와 내게 빨리 먹으라고 재촉을 하셨다. 그러면 우리는 뜨거운 고기를 입안에 넣고 혀를 데여가며 제대로 씹지도 않고 넘기곤 했다.
그리고 어린날 또다른 추억의 먹거리라면 역시 '뽁기'를 빼놓을수 없는데 뽁기 아저씨는 주로 다 저녁이 되면 연탄가게 앞에 출몰해서 좌판을 벌리곤 했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까지 가능하지만 그때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아아저씨가 반죽하는 모습이며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내는 걸 신기해하며 보는게 큰 즐거움이었다.
먹는 얘기를 쓰다보니 생각나는게 있다. 난 당시 파출소 2층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는데 그 선생님이 자장면을 좋아하셨다. 해서 내 수업이 끝나고 나올라치면 종종 "가다 자장면 한그릇 시키고 가거리"하시는 거였다. 그게 어려웠다는 게 아니고, 중화요리집의 음산함이 난 무서웠다. 늘 손님없이 빈테이블이 죽 늘어선, 그 위를 덮고 있는 붉은색 테이블보가 나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해서 아직도 나는 중국음식점을 꺼리곤 한다.
그때도 그랬다. 그래서 중국집에 얼굴만 들이대고 "파출소 2층, 짜장면 하나요!"라고 외치고는 후다닥 돌아나오곤 했다.
그 주인 할머니의 발을 보며 어린 나이에도 저런게 '전족'인가보다 했던 기억이 있다. 흰머리를 뒤로 묶어올리고 늘 검은 중국전통복장에 작고 흰 고무신을 신고 가게 안 어디선가 툭 튀어나오던, 마치 한낮의 유령같던... 저러다 중국어로 말이라도 걸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에 나는 그렇게 줄행랑을 치곤 했던 것이다. 외국어를 좋아하는 나도 아직 중국어는 익히지 않고 있다. 태생적으로 나와는 맞지않는 느낌이랄까, 뭐 그런것 때문에.
지금 그 주인 할머니는 아마 이세상 분이 아닐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자장면 주문을 시킨 그 선생님도 아마 지금쯤은...
조금전 냉동고에서 얼린 햄버거 빵위에 스프레드 소스를 그득 발라 탄산수에 먹다보니 이렇게 먹는 이야기를 쓰게 된것 같다. 주말이니 오랜만에 극본이나 소설 한편 쓰고 싶은데 단상을 쓰는것에 비해서는 에너지 소모가 큰 지라 잘 될지 모르겠다..
요즘은 온통 쓰는 일에 치여 읽지를 못했다. 해서 다운만 받아놓고 읽지 못한 e-book이 수두룩하다. 외국어공부도 거의 못하고. 저게 다 숙제려니 하면 주말이어도 쉴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일은 ,주말이라고 주인 따라 나온 천변 견공들 이뻐라 쳐다보고, 오는 길에 빙수 한그릇 사먹고 나홀로 주말마스를 하려한다.
자꾸 내일이라고 하는데, 자정을 넘겼으니 오늘 그러겠다는 이야기다.
기분좋은 포만감에 잠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