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냉면 먹으러 나가자는 사람이있어 동네 냉면전문점에 들어섰다. 메뉴를 보는 순간, 냉면 바로 옆에 갈비가 쓰여있었지만 우린 꾹 참고 냉면만 2인분을 시켰다.
하지만 결국 갈비에 미련이 남아 우린 거의 동시에 갈비를 2인분 주문했다. 그 순간처럼 같은마음이 돼보기도 오랜만이었다.
예전에 엄마계실때 동네 초입에 있는 갈빗집까지 가서 가끔 이렇게 갈비에 냉면을 먹곤 했다. 여자 둘이라 2인분을 시켜도 남는 경우가 많았고 엄마는 냉면은 거의 드시질 못했다.
어제 상대의 갈비 흡입 속도를 보니 2인분으로는 어림도 없어 추가주문을 했고 나는 되도록 냉면만 먹으려고 했다. 그렇게라도 고기를 많이 먹이고 싶었다.
아직 결혼을 한것도, 할 계획도 딱히 없지만 , 그 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여겨졌다.
그러다 내가 맥주를 한병 시키자 "야, 술좀 그만먹어"라고 그가 말했다. "왜?"했더니 "살찐 여자를 누가 좋아하냐"라며 툴툴댔다.
고기를 물고 있어 불룩한 그의 양볼이 그 순간처럼 귀여운 적도 없었던 듯 하다.
잦은 트러블과 이별과 재회의 반복을 통해 우리는 이제사 서로 비슷한 각도로 서로를 볼수 있게 된듯 하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난 남은 맥주가 담겨있는 맥줏병을 그에게 들렸고 그는 집에 가서 먹겠다고 구매한 깍두기 포장을 내게 들렸다.
그렇게 집에 와서 보니 그의 엄지 발가락이 다 벗겨져있었다. 귀찮다고 내 슬리퍼를 끌고 이틀을 장거리를 걸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호해 줘" 라는 그의 어리광에 난 흠이 난 부위를 톡 때리며 "집에 가서 연고발라"라고 했다.
그리고는 잠시후 그를 배웅하고 돌아서는데 아, 다시 혼자구나,라는 생각에 집에 들어오기가 싫었다.
한두점 집어먹은 갈비의 달달함이 아직 입안에 남아있고 그가 베란다에 달아준 풍경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는 그런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