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신경증>

종교의 형성과정도 특정한 본능적 충동을 단념하는것에 그바탕을 둔다.

by 박순영

종교를 협의적으로 말할 때는, 보통 교단, 교의, 사제를 지닌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것을 말하고, 종교적이란 말은 인간의 합리적 사고의 범주를 초월한 초자연적인 힘 (신)을 믿고, 신뢰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에드워드 타일러는 1871년 <원시문화>에서 종교를 ‘영적 존재에 대한 신념’이라 정의한다. 그런 존재와 인간간의 상호관계로 형성된 체계가 종교라 할 수 있다. 이때 직관의 체험도 중요시된다.

이에 반해 클리포드 기어츠는 종교를 문화 속 상징으로 표현한다. 에밀 뒤르켐은, <종교생활의 원초형태>에서 종교체계에 핵심이 되는 관념을, 초인간적 존재, 초자연적 존재, 성스러운 것 등으로 호칭하지만 결국은 성과 속의 이항개념으로 본다. 이렇듯, 뒤르켐은 종교를 사회체계로서의 상징으로, 기어츠는 종교를 문화체계로 인식한다.

타일러는 애니미즘을 종교의 원초 형태로 보고 여기서 일신교로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즉, 애니미즘으로부터 사령 死靈, 악령, 정령의 신앙으로 발전해서 신의 관념이 생겨 다신교가 되고 그것이 일신교로 진화되었다고 본다. 앤드류 랭은 원시 일신교를, 뒤르켐은 토테미즘을 각각 원초형태로, 제임스 프레이저는 주술을 종교에 선행한 것으로 보았고 이것이 다시 과학으로 발전했다는 진화단계를 주장한다.


비교종교학은 약 1세긴 전, 막스뮬러에 의해 시작되었다. 1856년 그의 <비교신화학>, 1870년 <종교과학 서설>이 시초가 되었다. 그는 이런 종교의 근간을 신화에서 찾았다.


오늘날의 종교심리학은 심층심리학과 정신분석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프로이트와 융이 종교연구에 적용된 것이다. 거기에 프랑스와 독일에서 시작된 종교사회학이 포함된다. 그리고 현상학이 첨가된다. 창시자는 에드문트 훗설이고, 그는 심성의 과정에 대해 순수심리학적 설명을 제한, 보충할 목적으로 철학적 분야로서 현상학을 생각했고 이것이, 예술, 법률, 종교를 연구하는데 적용되었다. 종교현상학은 세가지 요소를 필요로 한다. 신성의 본질 탐구, 계시 이론들 제공, 종교행위 연구가가 그것들이다.


종교경험의 본질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종교경험의 첫 번째 기준은 궁극적 실재로서의 경험되어지는 것에 대한 반응을 말한다. 이때 궁극적 실재란 모든 것을 조건 지우고 꽉 묶는것, 즉, ’우리에게 감명을 주고 도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유한한 것에 대한 경험은 종교적 경험이라 말하기 어렵다. 종교경험은 단지 심성, 감정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 인간과 관계됨을 말한다.

이 종교경험을 모로는 세가지 요소, 즉 지적인것, 감정적인것, 자발적인 것으로 나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종교경험은 인간존재의 일부에만 관련된 여타 경험들과 분리되고 있다. 이것은 현대 심리학이나 정신병리학에 의해서도 증명된다. 그리고 이런 종교경험은 강렬함과 행위를 필요로 한다.


참고로 프로이트가 종교를 강박신경증의 일종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살펴보면, 프로이트는 강박증 환자들에게서 보여지는 강박적 행동이 종교형태에서 목격되는 의례들과 그 본질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 ‘강박신경증’ (환자)라고 부르는데, 그러기 위해 일단, ‘신경증적 의례’를 “특정 일상 활동에 사소한 무엇을 보태거나 제한하거나 각색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것”으로 정의한다.

환자가 이런 행위들을 하지 않으면 불안을 느낄 경우, 의례적 행위에서는 이것을 ‘신성한 행위’라 부른다. 이 두가지 외에 신경장애의 주요 내용물은 금제와 상실이다. 이것은 곧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것’과 ‘어떤 일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신경증적 행위가 종교의례에 비해 사소하고 사적인 성격이 강하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공통점을 더 많이 내포하고 그래서 강박 신경증은 반은 희극적이고 반은 비극적인 ‘사적인 종교의 서툰 흉내’라고 말한다. 이런 강박행위가 병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것은 그 행위 주체자가 그 의미를 알고 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이런 동기를 찾아내고 의식하는 일을 위해 정신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는 강박행위는 무의식적 동기와 무의식적 사고를 반영한다면서, 평범한 신앙인들 역시 그 의미를 모른채 의례적 행위를 하면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프로이트는 죄의식을 말하는데 , 강박과 금제의 고통을 받는 강박신경증 환자들은 죄의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일종의 죄의식에 사로잡혀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잠복해있던 가상적 불안, 불행에 대한 예감이 수반되며, 이것은 죄에 상응하는 벌에 대한 예감으로 발전한다. 이런 맥락에서 의례적 행동은 방어행위, 대비책으로 시작된다. 강박신경증에서의 죄의식과 흡사한 것을 프로이트는 종교인들의 죄의식, 즉, 자기들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과 연결한다. 다시말해 기도같은 의식도 방어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이트.jpeg sigmund freud (1856-1939)



이런 강박신경증의 기저엔 ‘본능충동 (성적 본능의 한 구성 요소)의 억압’이 깔려있다. 이것은 어릴때에는 겉으로 드러내도 되지만 자라나면서 억압의 대상이 된다. 이런 본능의 억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양심성’이 생겨나고 이것은 본능이 지향하는 바와 반대되는것을 향한다. 하지만 늘 무의식속에서 본능의 위협을 받는다.

이 억압과정이 불안을 초래하고 이 불안은 마침내 불안의 예감 형태를 취한 미래를 지배한다.

이런 맥락에서 의례적 행위는 유혹에 대한 방어수단이자 예견되는 불안에 대한 방어수단이다. 하지만 전자는 부적절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그것을 발생시킨 상황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데 그 결과 ‘금제’현상이 일어난다. 의례는 이 지점에서, 아직 절대적 금제에 속하지 않은 것들을 허용하는데, 교회에서 벌어지는 결혼식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죄악이 될 수 있는 성적 쾌락을 교회는 결혼식이라는 의례를 통해 용인하는것이다.


그래서 종교의 형성과정도 억압, 다시 말해 특정한 본능적 충동을 단념하는것에 그 바탕을 둔다. 물론 이런 충동이 반드시 성적 본능으로만 이루어진것은 아니고, 종교 영역에서는, 계속되는 유혹에 뒤따르는 죄의식, 신의 징벌에 대한 공포형태의 불안현상으로 대치되곤 한다.

그리고 종교과정에서도 심적 전위현상이 일어나는데, 환언하면 사소한 종교관습의 사소한 의례들이 본질적인 것이 돼버리는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프로이트는 ‘강박신경증을 종교의 병리학적 내용물로 파악하고, 신경증을 개인의 종교성으로, 종교를 보편적 강박 신경증으로 파악’함을 주저하지 않는다. 둘의 공통점은 역시, 본능의 체념이다. 다만, 신경증은 이 본능이 성적인 것에서 오지만 종교는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차이 정도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체념은 인류문화발전의 한 바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인류는 부정한 것, 사회적으로 해로운 본능을 신들에게 되돌림으로써 이를 본능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수단으로 삼았다. 이런 인류의 속성이 , 악행까지 포함된 속성이 고대 신들의 묘사에 무자비하게 동원된 것이다. 이런 부분을 엘리아데의 낙원 개념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 이윤기 옮김, 『종교의 기원』, (서울:열린책들, 2004), pp.9-21. 비교민속학회 지음, 『민속과 종교』, (서울, 民俗苑, 2003), /요아임 바하 지음 ․김종서 옮김, 『비교종교학』, (서울:민음사, 1988)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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