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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최종병기 활-
때로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 지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뭘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고.
대개 중년이 시작되는 나이에 이런 마음이 생기면 우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냥 나이는 먹어가는데 사는 모양은 그날이 그날 같고, 이대로는 너무 안될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왜 안될 것 같은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우물쭈물 어쩌나 하다가 일 이년이 금방 지나가면서 또 나이를 더 먹기만 하고..
내가 마흔여덟 살에 느낀 감정은 딱 저랬다.
남들은 아이 다 키워놓고 취미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도 하는데 나는 하던 모든 것들을 계속할 수 없는 육아맘 신세. 그것도 나이 많은 육아맘 말이다.
애 키우는 맛에 산다는 말은 아이가 진짜 애기애기하던 5,6살까지다.
초등학교만 입학해도 왠지 그, 애 키우는 맛은 점점 떨어지고 할 일과 함께 잔소리만 늘고 가끔은 애랑 싸우고 앉아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은 것이다.
그냥 사는 것에 대한 재미가 팍팍 떨어지고 있을 때쯤 나는 블로그를 알았다.
인스타그램은 하고 있었지만 슬슬 보여주기식의 온라인 세상에 정이 떨어지고 있을 때였다.
인친님들과 우리끼리 새벽기상을 인증하는 오픈단톡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모두들 새벽에 일어나서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를 세우고 선언하는 타임을 가졌었다.
대부분 독서를 하겠다였는데 한 분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겠다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도 블로그를 한다고? 이제 블로그는 한물간 거 아니야?'
그렇게 마음에도 없던 블로그를 하기 시작한 건 필사하는 모임에서 인증하는 방식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인증하는 거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인증용일 뿐 그 외 어떤 기록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시작은 되었던 것이다.
삶의 알고리즘은 내가 손을 댄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내가 인증용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더니 자연스럽게 내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하나같이 블로그에 관련된 글들이었다. 그러다가 블로그를 왜 해야 하는지 그 목적을 알게 되었다.
낼모레 50이 되는데 블로그를 한다고 하면 좀 웃기지 않나 하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나는 이거다 싶은 일엔 직진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고 그 길에 대한 판단은 조금만 가보면 알 수 있는 사람이었다. 블로그의 많은 장점은 다 차치한다 해도 나만의 세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다.
블로그에 진심이었다.
요새 누가 블로그를 해? 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매일 블로그만 생각하며 살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따박따박 기록으로 쌓는 과정이 즐거웠고, 이웃들이 늘고 소통이 늘어가는 맛에 멈출 수가 없어 정말 열심히 하다 보니 인플루언서에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그다음에는 내가 정말 책으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내가 먼저 걸어가 본 길이기에 나처럼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져갔고, 독서모임도 블로그 클래스도 오픈하게 되었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고 인플루언서가 되면서 가장 즐겁고 보람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통해 알게 된 것들로 나와 똑같은 것을 느낀다는 데 있다.
모두들 나처럼 사는 게 매일 고만고만해서 무료하고 허무하고 답답했던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 이 공간에서만큼은 내 마음대로 운영하고 마음껏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불타오르는 열정을 보여준다.
그걸 보는 게 나는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그들도 나처럼 더욱더 자유로워지길 간절히 응원하는 마음이 크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데 그게 자유가 된다니 이보다 멋진 일을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그 생소한 말을 실천하고 있다.
처음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고, 보다 큰 꿈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매일 블로그에 출근도장을 찍는 일은 나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
'블로그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그때 시작 안 했으면 지금 더 힘들었을 거야' 나는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때 멋모르고 덤볐던 나의 용기가 너무도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2년이란 시간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즐겁게 블로그를 하고 있는 나의 끈기가 존경스럽다.
참 잘했어, 정말 잘했어. 매일 나를 칭찬해 주면서 '넌 할 수 있어, 넌 꿈을 이루게 될 거야' 매일 용기를 불어넣는다.
누가 알았겠냐고.
내가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블로그를 시작하고, 그로 말미암아 돈을 벌고 있을 줄.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서 수익을 내면서 내면성장도 하고 있을 줄 말이다.
정말 이상한 건 블로그를 하면서 나는 앞으로의 내가 더욱 기대가 된다는 점이다.
나의 60살이 두근거리고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나이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직시한 듯하고, 무료한 삶의 바람은 계산하지 않고 극복해 낸 것이다.
그래서 매일이 너무 행복한 나는 어제보다 성장한 오늘의 나를 만나는 게 기다려진다.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라는 건 없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은 진리다.
하고싶은 것을 미적대면 시간만 늦출 뿐이다.
그리고 잘 모르는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맨날 제자리일 수밖에 없게 한다.
몰라도 일단 가보는 것, 못먹어도 고우~ 나는 이말을 참 좋아한다.
인생 뭐있어? 가보는거지 뭐~ 어떤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많이 들어본 듯한 대사같은데 나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가보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