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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키 Apr 05. 2024

적정 인력의 기준

플러스 원? 마이너스 원? 

디지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대면 인력이 필수인 분야가 있다. 현장에서 고객을 대면해야 하는 오프라인 서비스 업. 고객과 직원의 만남이 단발성이 아닌 정기적인 경우 인력= 서비스의 질 =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적정 인력의 기준을 잘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야별 매출 대비 임금은 유통 10%, 제조 20%, 서비스업 50%가 가장 적정하다고 한다. [출처 "인건비, 정말 얼마 드는 걸까? 사람 없다고 무조건 채용하지 마십시오! 가인지 캠퍼스] 매출의 반이 임금이 차지하는 만큼 서비스 업에서의 채용, 관리, 유지는 그 어떤 업무보다도 중요하다. 문제는 아무리 깐깐하게 면접을 보고, 잘해주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해도 함께 하는 직원이 언제 그만 둘지, 얼마나 우리 회사와 함께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열악한 근무 환경이나 관계의 어려움으로  회사를 떠나기도 하지만 때론  결혼, 이사, 건강, 자기 개발 등 직원 개인의 사정으로  근무를 종료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건 이 개인의 사정이 과거 대비 꽤 많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겨우 반년을 넘긴 우리 일터에 국한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안 좋아 차주부터 당장 못 나오겠다거나 이직하는 곳에서 급하게 인력이 필요해 2주 후 무조건 자리를 비워야 한다거나 임원진 면접을 앞두고 갑자기 개인 사정이 생겨 함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분들이 있었다. 근로 계약서에 고용주에 최소 한 달 전에 알려야 한다는 항목을 상기시켜 주면 무단결근일 경우 해고되지 않냐고 면전에서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다. 


경제가 안 좋다.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분들을 대할 때면 여러 생각이 든다. 한 쪽에서는 취업난이라지만 우리를 포함 많은 일터에서는 인력난, 구인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오죽하면 한때 MZ와 함께 일하는 법이 인사팀 교육의 메인 중 하나였을까. AI라고 해도 사람 마음에 대한 예측은 불가할 것이다. 그렇기에 직원 채용, 관리, 유지는 앞으로도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난제가 될 것  같다. 


오프라인 서비스업은 서너 평의 아주 작은 규모의 운영이 아닌 이상 고객이 없다고 해서 사람을 안 둘 수는 없다. 고객의 수가 적어도 운영을 하려면 진행해야 하는 업무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한 필수인력보다 적게 채용한 상태에서 갑자기 퇴사하는 직원이 생길 경우 인력 대체는 둘째 치고 담당업무가 아닌 일이 추가로 붙어 생기는 실수로 인해 남은 직원은 육체적인 피로는 물론 정신적 피로도 높아져 마른 장작이 되어간다.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이 더 힘들어지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올 초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인건비를 50%까지 떨어뜨려 본 적이 있다. 운영 총괄인 내가 직원들의 실무도 같이 했었기에 가능한 숫자였다. 문서로 보이는 지표는 훌륭했지만 나는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병들이 자잘하게 생기면서 몇 달 못가 번아웃을 넘어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졌다. 심한 회의감과 의욕이 한순간에 떨어졌다. 며칠 쉰다고 잠시 여행을 가거나 기분전환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그때 다시 생각했다.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영업 총괄이 업무를 다 껴안고 있으면 그것이야말로 사업이 나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급한 불이 아니면 타게 놔둔다."라는 문장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불이라고 해도 때론 타게 놔두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아무리 살림이 중요하다지만 성장기의 아이가 영양실조에 걸리면 안 되듯 때로는 장기전으로 더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직원이 들고날 때마다 그럼에도 매번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어떤 판단이 맞는지 이 선택이 옳은 건지 지식의 양으로 경험의 양으로 들이밀어도 알기 어렵다. 


그저 이번에는 틀리지 않았으면 마음속으로 바랄 수밖에. 


인건비, 정말 얼마 드는걸까?사람 없다고 무조건 채용하지 마십시오! | 가인지캠퍼스 (gainge.com)


#스타트업 #채용 #구인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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