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잘하지 못하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며, 자신과 일에 대한 자존감이 강하다.
한번 하겠다 마음먹으면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 밤잠을 설치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인다.
아무리 친한 지인의 아기라고 이쁘지 않은 아이에게 이쁘다는 말이... 잘 안 나온다. 나의 업무 영역에 누군가가 들어와 지적하는 일은 참을 수가 없다. 내 일은 다 내가 해결한다. 이사를 하며 리모델링 업자와 철천지 원수가 될 만큼 싸웠다. 인테리어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트렌디한 타일을 고르고, 어울리는 조명과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모두 꼼꼼히 체크했다. 내가 고르고 의뢰한 디자인과 재료가 아니면 바꿀 때까지 투쟁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그 협소한 주차공간에 칼 같이 맞춰서 주차를 한다. 선을 넘는 주차를 한 사람에게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에 분노가 느껴진다. 산업간호사가 딸 수 있는 기사 시험은 2가지다. 인간공학 기사, 산업위생 기사. 그 자격증을 다 따는 동안 방송통신대 간호학과 2년도 수료했다.
거기다 지금은 전산회계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 중이다.
중학생 아들이 공부하고 있는 나를 한참 드려다 보더니 그런다.
"엄마는 왜 그렇게 재미없게 살아?"
"엄마 겁나 재밌게 살아."
나의 대답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야기한다.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맨날 그러고 있어. 좀 쉽게 쉽게 살아."
나는 내가 정한 규칙과 목표에 도달할 때마다 행복감을 느끼며 나름 바르고 알차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15년 안팎을 살아온 아들의 눈에는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가 보다. 분명 내 뱃속에서 나왔는데, 나와는 너무 다른 아들이다.
쉽게 쉽게 살아도 될까?
아등바등해도 손에 쥔 모래처럼 주위 사람들에겐 당연한 것들이 내손엔 쥐어지지 않고 다 빠져나갔다. 부모의 사랑, 교우관계, 회사에서 승진. 나 이외 사람에겐 당연하고 나는 꼭 집어 제외됐다.
나는 그래서 노력하는 습관이 들어 버린 것 같다.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뭐든 노력해야만 했다. 집에서 차리는 음식도 레토르트 식품을 한 번도 산적이 없고, 흔한 반찬가게 반찬을 한번 사본적도 없이 모두 다 내가 직접 만들어 먹였다. 그래야만 엄마로 아내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아마도 불안해서 일 것이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사랑과 인정도 다 빠져나가버릴까 봐.
어제 퇴근길에 라디오에서 사랑과 존경에 대한 차이에 대해 흘러나와 귀가 기울여졌다. 교수를 임용하기 위해 총장이 선택한 기준은 똑똑함이 아닌 인간다움이었다. 누군가에게 존경받고 싶으면 똑똑해야 하고, 사랑받고 싶으면 인간답게 허술하고, 푸근하게 다른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고.
지금 나는 사랑받기를 원하면서, 존경받을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늘어질 필요성을 느꼈다. 탄탄하게 조여진 나를 조금 느슨하게 풀어보려 노력해야겠다.
이것도... 노력해야 하는구나... T.T... 나는 ISTJ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