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고통이 커지면서 혼자만 묻어두고 넘어가려던 나는 더이상 짐을 짊어지기 버거웠다.
sns에 슬슬 층간소음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위에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층간소음 고민을 털어놓았다.
모든 정황을 다 말할 수는 없기에 간략하게 집에 아기 우는 소리라든지 발망치나 문 쾅 닫는 소음이 너무나 잘 들리고 몇 달째 힘들다는 것을 말했다.
그런데 내 의도와는 다르게 어떤 사람은 나를 ‘귀가 지나치게 예민하고 깐깐하며 모든 일에 예민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나를 안지 얼마 안된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을 경우, 오해를 더 잘 하는 것 같았다.
혹자는 밥을 먹을 때 작은 접시에 날파리가 들어간 것(내 접시에서 발견된 건 아니었다.)을 보고도 ‘기분은 찝찝하지만 마저 먹어야지’하며 밥을 먹는 나를 보고 본인보다 더 비위가 좋다는 것에 놀라고 내가 생각보다 예민하지 않다며 놀라기도 했다.
결혼 직전까지 전원주택에서 15년 넘게 살았었다. 새벽마다 마당의 개장에서 큰 개 3~4마리가 밤새 짖어도 견딜만 했다. (귀여운 호야, 진순이, 해피, 하나, 두나 ..그외에 우리집에 살았던 많은 개들 사랑해!)
내 방 바로 근처 마당에 개장이 있어서 다른 방 사람들보다 더 시끄러워도 넘길 수 있게 ‘개 소리’에 단련이 된 나였다.
뿐만 아니라, 바로 집 근처에는 군부대가 있어서 아침마다 사격 훈련을 하는 적도 많았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는데 화장실 창문 바깥으로 ‘타당타당 타당타당’ 총 소리를 몇십분간 들어도 자장가처럼 느껴지는 나였다. 시끄럽기는커녕 나중에는 아무 소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남편과 결혼한 후, 빌라, 아파트, 전원주택에서 나는 소리들은 적응이 안됐다. 특징이 있다면 결혼 후 내가 시달리는 소음들은 대부분 사람 소리의 비중이 높고, 시간도 10~30분 정도가 아니라 1~3시간 이상일 정도로 지속적으로 시끄럽다는 것이다.
미혼 시절, 전원주택에 있으면서 겨울에 집에 몰래 들어온 쥐가 고구마나 화분을 갉아먹는 것도 여러 번 본 적 있고 커다란 거미라든지 바퀴벌레를 죽인 적도 많았다. (맨손으로는 힘들고 대부분 신문지나 두꺼운 책을 이용한다.) 사실 쥐약을 먹고 죽은 새끼쥐의 꼬리를 어두운 밤에 부엌에 물 마시러 가다가 살짝 밟은 적도 있.....
그래서인지 그런 곤충, 벌레, 동물들이 약간 무섭기는 해도 호들갑 떨거나 도망갈 정도는 아니다.
음식도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홍어삼합이 코를 찌르긴 해도 거뜬히 먹을 수 있으며 특별히 가리는 음식도 없다. 생간, 천엽같은 날고기도 잘먹고 회 뿐만 아니라 가리는 생선도 없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여성의 평균보다 담력, 비위, 입맛 등등도 강한 편 아닌가?
그동안 여기까지 읽으면서 내가 예민하다고 오해하셨던 분들!
절대, 네버, 난 예민한 편이 아니라고 자부할 수 있다! 남들보다 귀가 조금 더 밝은 편은 맞지만 내가 예민하다면 개 소리, 총소리, 그리고 지금 사는 집의 공사 소리, 닭소리, 새 소리에도 몹시 괴로워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땐 괴롭지 않았다.
누구든 성급하게 돌을 던지지 말라!
층간소음을 겪는 사람은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창세기 1장 28절♡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