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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Jun 15. 2022

시작은 미약하게 시끄러웠으나 끝은 많이 시끄러우리라?

<신혼집에서 생긴 일>

“으이잉~~”, "이야앙~"     

뭐지? 간밤에 작은 소리가 들려 자다가 2~3번씩 깨기를 일주일이 넘었다.   

   

'에이, 잘못 들었겠지.' 하며 너무 피곤해서 다시 잠들기를 여러 번.                

그런데 매일 잠을 깨다보니 피곤이 누적되어 예민해졌다.           

‘진짜 피곤하네. 일주일째 왜 잠을 제대로 못 잤지?’         


늘 숙면을 취하는 남편이 한마디 한다.     

“나 요새 새벽에 자꾸 깨. 어디서 소리가 들리나?”     

어라, 남편도? 그렇다면 집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게 맞는건가?                    


이제 막 지은 새 아파트에서 무슨 소리가? 이해가 안갔지만 오늘밤엔 기필코 원인을 찾으리라.  

         

“으야아~옹.”      

어디서 고양이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가끔 아파트 앞에 나가다보면 큰 강아지, 작은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던데...고양이는 아직 못봤건만 조그마한 20평 아파트에서 고양이를 키우는건가?                    


그런데 어느날 밤, 원인을 알아냈다.      

부엌과 거실을 맞닿고 있는 옆집에서 밤 11시가 넘어 “으아아앙~”소리가 들린 것이다.                     


아, 아기구나. 알고보니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아를 우리집과 가장 가까운 벽 거실에 두고 재우고 있었던 것이다. 새벽에 아기 옹알이 소리가 고양이 소리와 얼핏 비슷하게 들렸던 것 같다.


근데 안방에 두지 않고 왜 아기를 거실, 그것도 본인들 안방에서 가장 먼 곳에?                    

이해가 안갔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아기가 예민해서 자꾸 울어서 시원한 거실에 둔 것이라나?                


이해해야지... 나도 아기를 가지려고 이사를 온 게 아니던가?      


전에 살던 첫번째 신혼집은 윗층(건물주 할아버지)에서 새벽에 화장실 쓰는 소리(소변보는 소리, 가래침뱉는 소리 -_-)가 다 들리고 옆집 아이(건물주 할아버지 손자)가 낮에 툭하면 현관문으로 쾅쾅 문을 닫으며 장난을 치던 신축빌라였다.


2년간 살면서 건물주 가족들이라 할 얘기도 잘 못하고 (우리 부부도 그 집에서 부부 싸움을 두번 정도 하긴 했지만^^) 해서 신축빌라보다 아기를 기르기에 좋은 튼튼한 아파트를 찾아 이사온 것이다.

                   

남편과 나는 아기를 곧 가지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어찌보면 아기 선배인 옆집 젊은 부부의 고충을 이해하리라 마음 먹었다.


그런데 다음날도 밤 12시가 넘어 “으아아아~앙~!” 소리가 가까이서 들렸다.                     

바로 옆에서 우는 수준으로 크게 들리잖아? 너무한데... 잠을 못자겠어. 며칠째 이러는데 한번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말해달라고 부탁해볼까? 아니야, 괜히 그러면 불편할 수도 있고 참아보자. 조금만 더 참으면 조용해지겠지...                    


그렇게 2주가 지났을까. 밤마다 가깝고 크게 들리는 아기 울음소리에 우리 부부는 점점 더 신경이 예민해졌다. 이미 1달 정도 새벽에 2~3번을 깨고 있었는데 이제는 밤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바로 옆에서 귀에 대고 우는 것처럼 잘 들리니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그래, 저번 신축빌라 신혼집에서도 옆집과 거실쪽 벽이 붙어있었는데 벽이 너무 얇아서 소리가 잘들릴 때마다 그 집이 우리집 벽에다가 손으로 톡톡톡 쳤었지. 나도 조심스럽지만 그렇게 해보자. 분명히 저 부부도 이렇게 아기 울음소리가 잘 들리는 줄 모를거야. 알면 저럴 리가 없지.                    


그날 밤도 11시 반쯤 10분째 아기가 운다. 벽에 살며시 다가가 손을 대다가 내렸다가 또 대려다가 내렸다가...고민중에 드디어 조심스레 벽을... ‘톡 톡 톡 톡’.     


잠깐이지만 아주 작게 ‘엇’ 하는 아기 아빠로 느껴지는 남자의 목소리까지 느껴진다. 

아기 소리가 잠깐 멈추는가 싶더니 몇초 뒤 또 “흐아아아아앙~!!”      

아, 이건 아닌데... 잠시 참다가 또다시 ‘톡 톡 톡’ 쳤다.                    


남편에게 말했다.      

“내가 손으로 살짝 신호 보냈어. 이 정도면 알아듣겠지 뭐,”      

“에고, 옆집도 고생이고 우리도 참 이게 뭐냐. 이 집도 옆집이랑 이렇게 잘 들려? 새 아파트도 별 수 없네.”      

“그러게 말야, 내일은 토요일이네. 자기 제일 바쁜 날이잖아. 일찍 푹 자자.”                    


다음 날, 아침 9시쯤 남편을 출근시키고 여느 때처럼 거실에 있는 컴퓨터로 작게 소리를 맞춰놓고 교회 예배 영상을 틀어놓고 보면서 앉아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옆집과 맞닿은 벽쪽에 있으면 소리가 다 들리는데 그나마 컴퓨터는 거실에서 옆집과 가장 먼 쪽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마도 내가 집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전화를 크게 했을 때는 옆집에서도 꽤 잘 들렸을 것 같다. 옆집 부부 소리는 들린 적이 없으니 말을 굉장히 작게 했던 것 같다. 대신 그집 아기는 아무것도 모르니 우렁차게 악을 쓰며 울었던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소리가 잘 노출되는지 정말 몰랐다.


                     



“으아아아아~앙!!!”     

토요일 아침 9시 반 정도부터 시작된 아기의 울음소리가 흡사 절규하며 악을 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머, 아기가 많이 아픈가본데... 걱정되네. 근데 벌써 30분 넘게 아기가 계속 우는데 병원 안 데려가나? 휴... 기도해주고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들어야지. 귀아프다...’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아프다고 악을 쓰는 듯한 울음소리가 멈출 줄 모른다.          

‘토요일에도 병원을 열텐데 왜 저렇게 계속 달래주기만 하지? 이상하다. 아, 슬슬 참을성이 약해지는데... 너무 귀가 아프잖아.’               


안방으로 가봤지만 그곳까지 아기 울음소리가 다 들린다.           

‘어머, 우리집 제일 멀리 와도 저 소리가 다들리네. 이렇게까지 방음이 안되는거야?’      


베란다로 가서 문을 닫고 서본다. 여기서는 좀 덜들리는 것 같지만 뭔가 집에서 내쫓긴 기분이 들어 서글프기도 하고, 건강이 걱정되던 아기 울음소리는 슬슬 소음이 되어 나를 공격하는 듯한데 어떻게 벗어날지만 고민하게 된다.                     


어쩔 수 없다. 인터폰을 해보자. 이사 와서 3주 넘게 이웃 한명 안들어와서 조용히 살고 있었는데 그후 1달 동안 잠도 설쳤으니 이제 경비실에 말할 타이밍이다. 경비실에 조심스레 호출을 누른다.      


“저기요, 오늘 아침 9시반인가 10시부터 지금 4시가 넘었는데 옆집 아기가 계속 울거든요. 신생아 같아요. 어린 아기가 악을 쓰듯이 아악~아악~하고 우는데 소리가 거의 안멈추고 계속 그러네요. 아기 아빠가 얼렐렐레 하고 달래주는 소리까지 너무 크게 들리는데... 아기가 걱정되긴 하는데 저희집에 좀 잘 들려서요. 사실 몇주 전부터 밤늦게랑 새벽에도 우는 소리가 잘 들려서 그런데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그렇게 말을 하고 기다리는데 여전히 30분 정도 소리가 들린다. 계속 울고 있네...     

이제 한계점에 다다르려 하니 어떻게든 저 소리를 안듣고 싶다. 방법이 뭐가 있을까?      


옳지, 우리 아파트 단체 카톡방이 있지.               

“안녕하세요, oo동 ㅎ층인데요. 저희 옆집에서 아기가 하루종일 우는 소리가 나네요. 토요일인데 아침 9시반부터 5시가 다 되어가는데 우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립니다. 아기가 어디가 아픈 것 같아요. 저도 이어폰을 들으며 버티고 있는데도 이제는 좀 많이 힘드네요.”                    


그 카톡을 다 쓰고 전송을 보내고나자, 1분도 안되어서 아기 울음소리가 뚝! 멈췄다.          

‘어머, 멈췄네! 벽에다가 귀를 대봐도 소리가 안들린다. 너무 신기하네. 몇 번 더 귀를 대보니 저 멀리서 아주 작고 희미하게 애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 마는 듯... 와, 진작 이렇게 할 걸.’     


‘가만, 저 사람들은 이렇게 소리를 안들리게 할 수 있었는데 우리집쪽에 아기를 놔둔거야? 왜 저런걸까? 혹시 우리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일부러? 남편 퇴근 전까지 계속 혼자 있는 내가 노래 조금 부른 것 밖에 없는데... 그리고 인터폰하면 되잖아. 난 남편이랑 요새 새벽마다 고양이인지 아기 울음소리인지에 놀라서 1달 넘게 잠도 못 자고 있었어!’      




조용해졌다는 기쁨은 잠시, 어느새 옆집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이 생겨난다.                     

교회를 다니는 내가 뒤늦게 든 생각은 그게 소위, 목사님들이 말하시는 ‘마귀의 장난’이 아닐까 싶다.


그 무렵 나는 집에서 유튜브로 영어와 한국어로 성경 구절 알려주는 영상을 찍고 있었다. 그게 옆집에 잘 들릴 거란 생각은 1도 하지 못했다. 하나님 말씀을 증거한지 얼마 안되어 옆집과의 소음 전쟁이 시작되었고 집에서 어떤 소리도 내고 싶지 않아진 나는 영상 업로드를 중단했다.                    


하나님의 소식을 전하는 사람에게는 마귀가 공격을 해서 주님 말씀을 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말이 있다. 유튜브로 성경 말씀을 전했을 때, 사단의 공격이 이웃집들을 통해 들어온 것 같다. 자꾸만 거슬리고 이웃집 때문에 잠도 못자고 피해를 본다는 생각 때문에 갑자기 화도 잘 났다.                


그런 예민한 상태로 성경말씀을 전하는 영상을 찍어봤자 은혜가 안될 것 같았다.           

‘이런 집에서 무슨 말씀 영상을 찍는다고... 괜히 시끄러울 수 있으니 조용히나 있자.      

그나저나 아직도 시끄럽게 할 때가 많은데 옆집 왜 저래 정말?!’           


화가 나는 예민한 기간동안 간신히 매일 매일 설교말씀만 들으며 살아갔다. 이제 이웃집의 달그락거리는 설거지 소리나 아기 울음소리가 벽 뒤에서 작게라도 들리면 마음 깊은 곳에서 화가 났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공부도 성격이 좋아야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더욱 수련이 필요하다...ㅠㅠ                    


층간소음이니, 벽간소음이니 하는 단어를 그때 제대로 처음 알았다. 이렇게 옆집 소리가 다나도록 건축한 아파트에 민원을 넣어도 당장 뭐가 바뀌는 게 없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건축법’이라는 게 있었고 민법 영역에 속하는 공부였다. 그리고 민법은 내가 조금 관심을 가졌던 자격증 시험인 공인노무사 1차 시험에도 과목으로 들어가있었다.


몇해 전 나는 직장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 ‘노무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어 잠깐 미래 직업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집에 계속 있으면 옆집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공부를 하면 나가있을 수 있다.


'그래, 노무사 공부를 해보자!'

집에서 나올 그럴싸한 핑계거리 겸 기분 전환 거리가 생겼다.         

            

그런데 그때는 코로나 때문에 식당, 카페가 포장만 됐고 밖에 나가지 말라고 매일 뉴스가 나오던 시기였다. 처음 공부를 시작한 몇주는 집에서 인터넷강의를 들으며 시작했다.


저녁마다 1시간 정도 옆집이 우리집 벽을 계속 치는 것 같이 헤드폰 속으로 ‘쿵, 쿠궁, 쿠구궁’ 벽치는 듯한 소리가 계속 났다. 모른 척 무시하고 기도하기도 하고 참아봤지만 매일 저녁마다 그 소리가 났다. 몇 주를 참다가 시끄럽고 화가 나서 한번은 벽을 발로 찬 적도 있다. (주여...)    

            

나중에 남편에게 말하니, 옆집이 설거지할 때 풋 패드를 차는 소리가 원인같다고 했다.          

 

그랬다. 우리집과 옆집이 부엌과 거실이 붙어있었는데 싱크대 아래쪽에 발로 살짝 차면 물이 나오고 또 살짝 차면 물이 멈추는 ‘풋 패드’를 사용해 설거지를 했던 것 같았다. 아마 감정을 실어서 그랬는지 몇십 초에 한번씩 발로 그 패드를 세게 차서 싱크대 물을 내보내고 멈추고 하느라 내 헤드폰에는 계속 잡음이 들어갔고 난 더 예민해졌던 것이다. 살살 차면 소리가 거의 안나는데 아마 팍팍 세게 찼던 것 같다.


입주민이 싱크대 쓸 때 손을 안써도 되니 조금이라도 편하라고 만든 풋패드인데 옆집과 서로 맞붙어있게 설치해서 설거지할 때마다 덜커덕 소리도 다 들리고 이웃집 벽을 차는 것처럼 만들었으니 원통할 따름이었다.




♡누가복음 1장 35절♡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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