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 사람들 좀 치워주세요 1화

한창 정리 수납 전문가 과정을 배우던 당시, 처음으로 정리팀 봉사활동을 가게 됐다.

우리 집이나 지인들 집 연습 만으론 한계가 있어 나는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다 참여했다

정리 봉사로 방문하는 집들은 대체로 일반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주로 티브이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집들이 많다 

거의 쓰레기가 집을 점령했다고 보면 된다

처음엔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충격이 컸지만 비슷한 상황들을 몇 번 더 마주하니 그것도 차차 무뎌졌다.

일하다 보면 바퀴벌레나 쥐를 봐도 순간만 움찔할 뿐,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된다

여길 얼른 마치고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잔 각오로 조금 더 서두를 뿐이다

언젠가는 머릿니나, 바퀴벌레 알을 집으로 데려온 적도 있었다.

근데 그것도 나중엔 요령이 생겨 큰 비닐을 챙겨간 뒤,

일 시작 전, 가방과 겉 옷을 넣어 꽁꽁 묶으니 괜찮았다.

그렇게 여러 경험을 쌓으며 약속된 집들이 차례대로 끝나갈 무렵, 이 일을 하면서 평생 두고두고 잊지 못할 큰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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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어린 손녀, 이렇게 모녀 셋만 사는 집이다.

이혼한 딸이 엄마 집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예전보다 늘어난 살림으로 정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당시 나는 주방을 맡았다

최소 10년 이상 된 조미료가 발견될 정도로 버릴게 많았다.

어머님은 고물상을 하시고 따님은 의류  매장에서 일을 한다고 들은 거 같다.

그래서 방마다 잡동사니와 옷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서둘러 주방을 마치고  옷방으로 합류하기 전, 나와

대장님은 근처 편의점에 다 같이 먹을 커피를 사러 잠시 나갔다 왔다.

불과 10분도 되지 않은 시간인데 집 근처에 다다르니 뭔가 고성이 오가는 소리가 들린다

급히 뛰어 와 보니 마당에 다들 나와있었다

한 선생님은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고객님께 무조건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있고 고객님은  벌게진 얼굴로 어딘가 급하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리곤 이내,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지금 당장 이 사람들 좀 치워주세요.

우리를 치워달라고?

나는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했다.

나보다 더 놀란 건 대장님이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 잠깐 사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어봐도 다들 얼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알고 보니 옷방에 계시던  선생님들끼리 정리하면서 한분이 고객님 험담을 하다 걸린 거였다.

고객님이 나이도 젊고 의류업에 종사하다 보니 좀  짧고 화려한 옷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 옷들을 보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하 발언을 하셨으니 대체 그걸 어찌 주워 담을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이건 봉사 활동이 아닌였던가

어떻게 그런 마음으로 이런 일을 다니시는 거냐고 고객님이 따져 물었을 때 우리는 다들 얼굴이 뜨거워 고개조차 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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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