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언제나 무음 설정
주머니 속에서부터 울리던 그 작은 떨림은
친구가 보낸 연락 바람의 메시지
부모님으로부터 온 안부 연락
먼 친척의 갑작스러운 제안
소중한 이가 보낸 달콤한 연가
한 장에 꾹꾹 눌러 담은 작은 마음들이
누군가에겐 커다란 알림 소리로, 누군가에겐 아주 작은 진동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먼 곳에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 조용히 보내는 편지
그러나 언제부터였는지 한 자 한 자 눌러 담던 메시지는
가벼워진 한 번의 문자만큼 그 마음의 전달도 가벼워 진 것인지 이제 쏟아 내듯 흩어져 버렸고
그 한 번의 떨림을 기다리는 마음도 덩달아 가볍게 변해버린 지금
새로운 모임에 초대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알림 차단과 무음 설정
쉽사리 스쳐 지나가는 무수한 메시지 속에 익숙해져 갈 때 쯤,
그럴리 없음에도 가끔은 그 작은 떨림이 착각일지라도 느껴질때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둘러 확인한다
쉽게 변하는 와중에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