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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르 Nov 07. 2024

07. 유토피아

완전무결한 곳. 동시에 어디에도 없는.

지금은 끝난 전시이지만.

감사한 기회로 유토피아에 관한 전시를 보고 왔다.

각각의 섹션들로 나눠져 작가들마다의 지향점을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미디어 아트. 또 참여형 전시가 많아지고 있음을 의식한 것인지

전시회는 시작부터 관람객의 참여를 독려한다.

관람객은 여행자가 되어 본인의 유토피아티켓을 가지고 입장하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관람 후 퇴관 시에는 본인이 생각했던 유토피아와 좋았던 유토피아의 매치율을 알려주며

다정하게도 이미지카드로 마음에 들었던 이미지를 소장할 수 있게 돕는다.


일부의 경험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나는 무료라고 해서 혹은 꽤 금액을 지불하고 관람한다고 해서 만족도가 다르지는 않았다.

( 금액에 따라 심적 만족도가 다를 수는 있을지도)

단지 길치라서 인지 관람객의 동선을 배려하고

심심할 새 없이 준비된 모든 것들이 내게는

 (이것저것 먹어봐라 하며 주시는 할머님의 마음처럼 )

다정하게 다가 감사함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인지 좋았던 전시의 수고하신 분들을 찍게 되는 습관이 있다.

덕분에 잘 봤습니다.라는 마음으로.


살다가 보면 누군가는 성공이나 행복의 척도로

물질적인 성과를 지칭하는데,

(아직 그 정도로 많이 벌어보지 못해 다행히 묻는 사람은 없었다)

주변의 지인이 토로하는 얘기에 나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인이 말하길

"회사원에서 사업을 하든, 다른 길로 이직을 하든 간에  이전의 인연들을 만나면 끊임없이 잘 가고 있음을 증명해야 되는 것 같아.

나는 내 선택에 지금 후회하지 않고 묵묵히 가고 있는데 주변에서 힘 빠지는 소리.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으니 아 내가 잘못 살고 있나 싶은 마음도 들어."

그럼에도 지인은 본인이 하는 일에 만족하고

때론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지금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더라도 미련이 없을 거 같다고도 말했다.


차가운 세상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따뜻한 근로자의 옷에서 사업자의 옷으로 바꿔 입은  지인이 대단하고 그의 미래가 기대되곤 했는데


그 나름대로의 인력관리, 멘털싸움 심지어 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 등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이다지도 남의 삶에 관심이 많구나. 그리고 어쩌면 그건 여우의 신포도처럼 내가 갖지 못한 삶에 대한 비틀린 동경이라고 생각했다.


응원은 못해줄망정 기를 꺾지는 말아야지.

저 먼 사바나에서 삶의 기로에 서있는 가젤을 보면서 호시탐탐 죽기를 기다리는 하이에나 떼처럼

사람이 사람에게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성공하면 행복하고 행복하면 그다음은?

 행복부터 하기로 했다.

당장 몇 시간 뒤 미래도 모르는데

오늘의 행복. 오늘의 일상 마무리 성공부터

오늘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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