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분카레 Feb 24. 2024

카프카와의 대화

< 구스타프 야누흐, 문학과지성사 >

책이 편찬 된 경위

     

이 책은 구스타프 야누흐가 썼지만 프란츠 카프카에 대한 글이다. 카프카는 문학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강압으로 법학을 공부한다. 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서 법률 일을 하게 된 이유도 근무 이후 비교적 글 쓰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카프카는 구스타프 아버지의 직장 동료였다. 당시 카프카는 <변신>이라는 책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고, 구스타프 아버지는 아들이 시를 쓴다는 것을 알게 되자 카프카로 하여금 평가를 해주기를 간청한다. 당시 구스타프는 17살의 청년이었고 카프카(1883~1924)는 스무 살 많은 직장인이며 작가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구스타프에게는 카프카가 대단한 우상이었으며 그와 교제를 나눈 4년간의 시간이 이후 구스타프의 문학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프카가 죽고, 구스타프는 주위사람들로부터 그와 나눈 편지와 대화들을 기반으로 책을 펴내라는 권유를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초고를 작성한 후 여러 군데 출판 제안을 보낸다. 큰 호응을 받지 못하다가 몇 년 뒤 카프카의 친구 막스 브로트로부터 출판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글에 대한 극찬도 받게 된다. 


이 책은 구스타프의 일기와 카프카와 주고받은 편지가 바탕이 되었다지만 회상으로 쓰여진 글임을 감안하고 읽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기억에는 왜곡이 있을 수 있고 구스타프도 예외 일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구스타프의 카프카를 향한 진한 팬심으로 미루어 보아 다소 과장된 표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실제로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을 엿볼 수 있다는 건 퍽이나 가치 있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프란츠 카프카에 대하여 

     

카프카는 1883년 체코 프라하, 유대인의 가정에서 태어난다. 당시에는 프라하가 헝가리-오스트리아제국이었으며 다민족국가에 종교분쟁도 심심치 않았다. 카프카의 아버지는 자수성가했고 매우 독단적이며 권위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아버지에게 자신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아들이 마음에 들리 없었다. 엄마 역시 카프카의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본인이 우울증을 앓았으며 분열적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카프카는 매우 예민했으며 소심했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으며 살았다. 그의 작품의 기조를 이루는 인간 실존에 관한 고뇌들이 이러한 요인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카프카의 단편들을 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독서토론 해봤다 하시는 분이면 한번쯤은 카프카의 작품을 만나보았을 것이다. 나 역시 카프카의 여러 단편을 읽어 본 적이 있다. 그의 작품은 읽고 난 후 한결같이 드는 생각은 ‘뭐지?’였다. 난해하기가 이를 때 없고, 내용이 이해 안 되는 것이 이해가 안 되어 작품에 호기심이 생길 정도였다. 그나마 작가의 의도가 이해되는 작품은「변신」뿐이었다. 그래서 카프카의 작품과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는데 우연히 알게 된『카프카와의 대화』는 그런 내게 약간의 해갈이 되어 주었다. 야누흐에 의해 복기되어진 카프카의 말들과 생각들은 여전히 난해한 부분이 많았다. 일상생활을 엿본 듯한 책이어서 차츰 친근함이 생겼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카프카와의 대화』는 절판된 책이라 중고서점에서도 아주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근처 도서관에는 없어 멀리 있는 도서관까지 수색해 빌려왔다. 어렵게 구한 책이다보니 더 귀하게 읽었고 더욱 큰 가치를 매기며 한장 한장 넘기는 중이다. 



                                                                                      다음 주에 계속

  

이전 03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