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를 따뜻하게 맞아주어 고마워
언니가 왔다. 햇수로 3년을 거의 꽉 채워서 만난 언니는 이상하리만큼 어제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매일 연락을 해서 그런지, 20년을 넘게 함께 살아서 그런지 그 익숙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차가 없어도 언니를 마중 나가야지, 하는 생각에 공항에 가기로 했다. 그때 남자친구도 함께 나가고 싶다고, 함께 가도 되겠냐는 물음에 이상하게 그게 참 고맙더라.
언니를 만나기 전에 일을 하고 왔기에 그는 피곤함을 어깨에 가득 올리고 왔지만, 그래도 자기는 따라가고 싶다고 했다. 공항에서 언니를 기다리기 시작했고, 금방 끝난 수속에 비해 짐이 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40분을 더 기다렸고, 짐을 가지고 나온 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언니를 만나기 직전에 너무 떨린다고 했던 그는, 언니를 만나자마자 서투른 한국어로 '은니(언니)!'라고 외치며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비행은 어땠는지, 오면서 힘들지는 않았는지, 잠은 잤는지 등을 물어보며 자연스레 언니의 짐을 끌어주었다.
우버를 타고 가기로 했던 우리. 당연하게 자신이 우버를 결제하고 복잡한 픽업 장소에서 나서서 우버 운전기사를 찾아주던 그. 언어는 달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이렇게 대하는 걸 보고 단지 내 남자친구가 내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우리 언니를 이렇게까지 환영해 준다는 게 너무 고마웠다.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서 비싼 캐나다 물가를 대신해 자신이 결제를 하고, 또 필요한 건 없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이것저것 챙겨주는 그를 보며 고맙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따뜻한 사람을 만난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뜨거워진다. 가끔은 너무 많은 걸 물어보고 많이 해주려고 하는 바람에 나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다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번 언니의 방문에서는 못이기는 척 넘어가야지. 고맙고 또 감사하다 이런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