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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Jan 31. 2024

우리 언니를 만나기 2주 전

처음으로 나의 가족에게 소개하는 자리가 곧이다

언니가 캐나다로 놀러 오기로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을 뚫고 추운 겨울 나라에 와준다니 기대되고 설레는 일이다. 나는 21년 4월에 한국을 떠난 뒤 한 번도 한국에 간 적이 없고, 그렇기에 우리 가족을 보지 못한 지도 햇수로 3년, 4년 차가 다 되어간다. 캐나다에 살면서 가족을 보지 못하는 것이 슬프지만, 가족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는 격하게 동의한다. 물론 여행을 함께 다니던 언니와 함께 놀지 못한다는 것은 내게 슬픈 일이지만.


그런 언니가 2월 12일에 토론토로 오기로 했다. 언니 친구와 같이 와서 우리는 함께 놀겠지만, 언니를 데리고 퀘벡 여행, 몬트리올 여행을 하기로 했다. 고맙게도 나의 캐나다인 남자친구는 우리와 함께 놀러 가기로 했다. 그는 싫을 법도 한데, 단순히 언니가 '나의 친언니'이기 때문에 함께 토론토를 소개해주고 싶어 했고, 거리낌 없이 여행을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전 남자친구가 생각났다. 그였다면 '알아서 잘 다녀와'라고 한 마디 덧붙였을 것이다. 나 또한 그게 당연하듯이 받아들였을 것이고.


언니가 오기 전 언니에게 필요한 게 무엇이 있을지 계속해서 살피고, 언니와 엄마 그리고 나의 가족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며 이것저것 물어오는 그가 너무 고맙다. 가끔은 날 너무 귀찮게 해서 짜증도 내고 저리 가라며 소리도 지르지만, 언니가 여기 오면서 불편한 건 없을지, 토론토를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고 이 식당 저 식당도 데려가자며 아이 같은 모습을 보는 게 참 좋다. 


그에게는 형제자매가 없는 게 내게는 아쉬울 뿐이다. 나도 그가 내 가족에게 잘해주는 만큼 나 또한 그의 가족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또래가 없다는 게 아쉽다. 물론 나와 더 관계가 발전한다면 나도 그의 부모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겠지만. 내 전남자친구들은 그의 가족에게 베푸는 나의 호의만 받았을 뿐, 내가 받아본 적은 없어서 낯선 감정이 든다. 하지만 이 감정이 싫지는 않다. 나의 가족이기 때문에, 내가 그의 여자친구라서 잘해주는 것이 너무 고맙고 또 감사하다.


얼굴도 보지 못한 우리 엄마에게, 아빠에게, 또 우리 언니와 내 동생에게 선물을 보내주며 챙겨주는 그가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가끔은 오버하는 것 같아서 그만하라고 하면 뾰로통해지는 그가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것 또한 그가 내게 보여주는 사랑이리라. 오늘은 귀찮다고 하지 말고 짜증 내지 말고 그 사랑에 고맙다고 계속 얘기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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