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는 백수 탈출하게 해 주세요
약 5시간 전 면접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눈이 미친 듯이 쏟아졌고 눈 오는 날에 이사를 하면 대박이 난다는, 확실하지 않은 기억들을 되짚어보며 잘될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내가 생각했던 오피스보다 훨씬 좋은 환경이었고, 나를 맞이해 준 사람들이 너무도 따뜻했다. 면접관을 찾기 위해 한 질문으로 나를 끝까지 도와주던 이름 모르는 동양 아줌마부터 무슨 포지션 면접을 온 거냐면서 같이 일하게 되면 좋겠다던 낯선 남미 청년까지, 첫인상이 매우 좋았다.
내가 합격하게 된다면 나의 최종 보스가 될 사람은 인상이 정말 좋았다. 따뜻한 말투를 사용했고, 내가 긴장한걸 눈치챘는지 계속해서 웃어줬다. 2차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파이널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2차 면접 중에 나한테 태스크를 보내줄 거라고 했다. 또 다른 프레젠테이션이다. 그래도 한 번 해봤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됐달까?
문제는 내일 아침 비행기로 퀘벡에 놀러 가서 화요일 낮에나 돌아온다는 사실. 다음 주 목요일 정오까지 제출해야 하는 과제로, 긴 리서치 시간과 디자인 스킬,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가 필요하다. 그리고 난 다음에 그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데 한 번 떨어져 봤던 경험이 있던 터라 괜히 더 집중해서 신경 쓰고 싶은데 시기가 참 애매하다. 내 휴가가 휴가가 아닌 휴가가 되어버렸다고 해야 할까.
언니를 따라, 언니 친구와 함께 어딘가를 데리고 다니고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이렇게 힘든 거인 줄 몰랐다. 거기에 내가 진짜 가고 싶은 곳의 마지막 파이널 면접을 앞두고 여행을 가는 내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다. 나에게 흥미를 보였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정말 잘 해내고 싶은데, 괜히 마음이 무거워진다. 다음 주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브런치를 쓰게 될지,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 되지만 최선을 다할 거라는 마음 가짐은 변하지 않으니, 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떨어지든 3월에 백수 탈출을 하든,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