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준비라는 것이 있을까?
최종 3인까지 올라가고 떨어진 그 회사에서의 실수를 다시 하지 않으려면 철저하게 준비해야겠다 싶다. 하지만 또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다가 절어버리는 실수를 할까 봐 두렵다. 대본처럼 외워서 하는 면접도 준비해 봤지만, 나에게는 도무지 맞지 않는다. 단어가 하나 생각이 안 나거나, 중간에 말이 꼬여버리는 경우에는 내가 쓴 대본 전체가 다 망가지기 때문에 내가 나에게 꼬여 당황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래서 대본처럼 외우는 건 나에게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다면 저번 1차 전화 면접처럼 아무것도 말도 못 하고 에베베 하면서 끝날 것이 뻔한데, 준비는 해야겠고 자꾸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더 불안해지는 이 마음은 무엇일까. 곧 언니가 한국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올 거고, 나는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는데 괜스레 마음만 불안해지고 조급해지는 것 같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게 맞겠지만, 나는 그냥 대부분의 질문을 뽑아놓고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에 대해 키워드만 뽑거나, 어떤 흐름으로 말할 건지 대략적으로 개요만 짜놓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할 것 같고 나의 어떤 경험을 말할지도 생각해봐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한 이 느낌은 뭘까.. 사실 시간이 더 있다고 해도 열심히 할 것도 아닌데 괜히 언니 핑계를 대본다.
언니가 오기 전 내일 아침에는 예상 질문을 모조리 뽑아서 어떤 식으로 얘기할 건지 정리한 후에 기술적인 부분들도 연습해야지. 시기가 잘 맞아서 3월에 바로 입사하면 좋겠다. 지난 주말에는 남자친구와 함께 본사에 다녀왔는데 생각만 해도 설렌다. 집이랑 멀지 않은 거리, 주 3일 출근, 이틀은 재택. 나쁘지 않은 연봉과 복지에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욕심이 생기면 결과가 좋지 않던데 내려놓는 방법을 자꾸 잊은 사람처럼 욕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