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면접 도중에 2차 면접 일정이 잡혔다

기대하고 싶지는 않은데

by Sean

8월에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면접을 봤던 회사에 면접을 보고 난 이후 10번은 더 지원은 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주니어 디자이너 포지션으로 1차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다. 아, 이게 얼마만인가 싶었지만 워낙 거절을 많이 당했던 터라 별 기대 없이 봐야겠다 싶었다. 온라인으로 1차 면접을 봤기에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도 감고 화장도 했는데 알고 보니 카메라는 켜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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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봤던 면접과는 다르게 나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우리의 대화는 물 흐르듯 흘러갔다. 8월에는 30분 예정이던 면접이 8분 만에 끝났지만, 이번에는 15분 남짓 이어졌다.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보다 주니어 디자이너 직급이 더 높은데 괜히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늘 인터뷰가 끝날 때쯤이면 이 인터뷰의 결과를 언제 알 수 있냐고 물어보고는 하는데, 이번에는 이런 걸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나보고 다음 주에 언제 올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아, 진짜 제발 잘 됐으면 좋겠다.


다음 주면 언니가 놀러 와서 가벼운 마음으로 놀기만 하려고 했는데, 다음 주 목요일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2차 면접은 - 내가 입사하게 되면 나의 상사가 될- 그 부서의 팀장과 보기로 되어있었다. 캐나다 내에서 큰 회사고 복지가 좋고 사무실이 예쁘기로 유명한 그 회사에 내가 드디어 가보나, 싶었다. 이곳에 50번 정도는 지원했는데 드디어 2차 면접까지 간다. 거기서 붙으면 3차에 과제를 제출해야 한다는데, 부디 나를 좋게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기대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기대가 되는 게 사람 마음인가? 여기에 붙게 된다면 나의 브런치는 구직이야기에서 다시 캐나다에서의 직장 이야기로 쓸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자꾸 이상한 기대를 하게 된다. 일주일에 3번 출근하는 나의 모습, 이틀은 집에서 재택 하는 나의 모습이 계속해서 그려진다. 이번에 취뽀를 하고 나면 부업이라는 걸 진짜 해볼 수 있지는 않을까, 등등.. 요즘 자신감이 떨어지던 시점이었는데 나에게 지금이 타이밍이었으면 좋겠다.


예상 출근일은 3월이라고 하는데 내게 최적의 시간이다. 언니와 3년 만에 만나 놀고 영주권 신청 전에 직장을 잡고 친구 결혼 전에 일을 시작할 수 있어서 축의금도 줄 수 있으니. 그리고 내년에는 한국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 이런 먼 미래까지 그려내는 게 얼마나 큰 희망고문인 줄 알면서 이 짓을 계속하네. 부디 다음 주 이맘때쯤에도 좋은 느낌으로 언니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아 이제 인터뷰 그만보고 싶어ㅠㅠ 제발 날 뽑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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