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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Apr 05. 2024

소속감이 하나도 들지 않는 회사

 그럼에도 발견하는 작은 기쁨들

어제는 팀원들이 모두 다 모인 자리에서 분기 회의를 하기로 했다. 나는 회사에 몇 명이 근무하고 있는지, 누가 있는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생각보다 회사 인원이 많네'라는 생각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분기 실적이 얼마고, 자신들이 얼마나 투명하게 회사를 이끌고 싶은지,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등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상하리 만큼 소속감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거리적으로 멀리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내 스스로가 안정적이지 않은 직장이라고 느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사실 지금 일하는 환경이나 일하는 시간은 정말 좋다. 돈 문제만 빼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고, 따로 출근하지 않아도 내 책상이 나의 일터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내가 불편해하던 상사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지 않아도 되고 긴장되는 일도 별로 없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그녀와 일을 함께 하는 것도 생각보다 싫지 않다. 늘 집에만 있다가 밖에 나가서 함께 일하면 오히려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라고나 해야할까. 그럼에도 나는 이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안정적인 일보다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불안정한 일을 해도 괜찮다고 굳건하게 믿었던 나는, 이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에서 일을 하며 월급은 탁탁 모아두고 자금이 모이면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프리랜서는 정신력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는데 진짜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무엇 하나 확실해진 것이 없고 내가 스스로 해내야한다는 것이 가끔 나를 두렵게 만든다(사실 왜 두려운지, 내가 생각하는 최악이 무엇인지를 봤을 때 그렇게 두려울 것도 없는데 두려운 마음이 든다. 왜일까?).


그때 발견했던 책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그 책에서 나에게 필요한 말들이 정말 많았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내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어주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야.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니까.'

'어떤 단어에 힘을 실으면 생각의 에너지가 그곳으로 모인다는 것을 심리학 연구가 밝혀내었다.'

'원하는 것을 말하는 순간, 원하는 그것은 자신에게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끌어당김 법칙에는 예외가 없다.'


라는 힘이 되어주는 문장을 발견하고, 이렇게 살아가야한다면 긍정적인 마음이라도 가지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끌어당겨야겠다 하고 마음을 다시 다 잡게 되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환경에 대고 계속해서 불만 불평을 내뿜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오히려 내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자, 최선을 다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괴로워 하기 보다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하고 또 다짐해본다.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 또 새로운 걸 배웠다는 것에 감사하다. 나도 알게 모르게 일러스트 실력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큰 배움이다. 미루고 미루다 체크 패턴을 만들었고, 나의 상사가 한 번에 컨펌을 해줬다. 내가 만들어낸 것을 한 번에 컨펌해주는 게 나의 또 다른 기쁨이다. 최종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컨펌이 필요하고 샘플을 봐야겠지만, 이렇게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내가 생각한 것대로 보이는 게 사람의 인생이니, 조금 더 감사하고 긍정적인 것들로 채워나가는 삶을 살아가야지. 이 마음도 근육처럼 쓰다보면 단단해질거라는 걸 아니까, 늘 겸손하고 감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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