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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Mar 29. 2024

100% 재택, 좋을 것 같으세요?

나는 언제나 하이브리드를 원했다고요

100% 재택, 내가 언제나 꿈꿔왔던 일이고, 디지털 노마드는 언제나 내가 원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이 좁은 집에서 갇혀서 일한다고 하니 진짜 하나도 좋지 않다. 일단 알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나는 외향적 내향적 성격이 공존하는 성격이지만 항상 MBTI 검사를 해보면 외향이 60~70% 정도 나오고,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받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외향적 성향이 조금 더 큰 나에게는 100% 재택이 쉽지 않겠다, 느껴졌다. 그리고 그날 그날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할지, 어떤 옷을 구매할지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슬픔을 느끼기에 최적화되었다.


집에만 있으니 운동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스텝퍼를 주문해서 타기 시작했다. 사실 밖에 나가서 걷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건 날씨가 더 풀리면 생각해 보고, 일주일 동안 100% 재택을 해본 결과, 생각보다 몸이 편하지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약 11평 남짓으로 활동 범위가 큰 나에게는 매우 협소한 편이다. 물론 좋은 점은.. 불필요한 소비가 줄고 통근하면서 기가 빨리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긴장할 일이 따로 없다는 점이다.


적당한 긴장감과 다른 사람들의 교류가 필요한 나에게는 하이브리드 직장이 맞는다는 결론이 났고, 아직 일주일밖에 해보지 않았지만, 매주 1회는 나의 상사 A와 만나서 반나절 정도 일을 함께하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서로 만나서 일해야 능률이 조금 더 오를 것 같은 느낌. 집에만 있으니 몸이 근질거려 죽겠다. 나와 달리 매우 매우 집순이인 언니에게 얘기하니 신의 직장이라며, 자기도 집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지만 사실 집에만 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매번 컴퓨터만 보고 있는 것도, 퇴근을 해도 블로그를 쓰고 브런치를 써야 하고.. 이런 모든 게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 불필요한 소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나의 페이스대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는 매우 흡족하지만 역시 밖에 나가고 싶다. 주 5일 출근할 때는 집에서 하루 일하는 게 단비 같았는데, 이제 100% 재택으로 일한다고 하니 오피스로 출근하고 싶다고 하는 이 아이러니함. 인간은 대체 언제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걸까!


집에 있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이 같아지니 대부분의 집안일이 내 몫이라는 점도 매우 큰 단점! 아, 그래도 내가 얼마나 갈망하던 일들이던가.. 툴툴거리는 할머니가 된 기분이지만 행복하고 설레기도 하는 이상한 감정이다. 나는 얼마나 재미있는 삶을 또 살아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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