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부업으로 100만 원을 넘겼다. 한 우물만 파라던 아빠의 말이 생각났지만 나는 그렇게 끈기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하나를 진득이 파야만 성공한 인생을 산다고 했는데 아마 이번 생의 성공은 없을 것 같다는 씁쓸함함을 많이 느꼈다. 나는 확실히 다양한 분야에서 이것저것 일을 하며 질리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안정적이고 느린 업무 환경보다는 혼이 쏙 빠지도록 정신없이 바쁜 게 좋고, 매일 앉아서 연구에 몰두하고 무엇 하나에 미쳐서 사는 것보다 이것 찔끔 저것 찔끔하는 게 더 좋다.
어릴 땐 '마무리가 약하다' '의지가 없다' '뒷심이 부족하다'와 같은 말을 들어서 난 언제나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컸다. 무얼 해도 중간 정도는 늘 하던 나였기에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없어서 늘 상심했다. 학교 성적도 중상위권은 유지했었고, 수도권 4년제를 나왔으며, 서울이 아닌 서울과 매우 가까운 경기도에 살았고 집안 경제 사정도 엄청나게 부자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건 다 하며 컸다. 5성급 호텔은 못 가지만 4성급은 갈 수 있는 정도로 돈을 벌고 비즈니스는 타고 다닐 수 없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 정도는 타고 다닐 수 있다. 나는 이런 내 인생이 항상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다, '제너럴리스트'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시대가 바뀌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부업을 하며 심지어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N잡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예인들도 본업도 하고 자기 사업도 하고 유튜브도 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나는 당연히 그들만큼의 수익은 내지 못하지만 재미로, 가볍게 시작한 블로그에 광고를 달기 시작하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원고 요청도 들어오기에 재미가 붙어 CPA도 시작해 봤다. CPA도 하다 보니 소소하게 수익이 늘어나고, 블로그를 쓰는 경험이 있기에 유학원 블로그 글을 써주는 알바도 하고 있다. 본업이 패션 디자이너이니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을 구현해 내는 일도 하고 있다. 이렇게 보니 나도 부업 겸 직업이 여러 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제너럴리스트로서 한 가지만 잘하는 것이 아닌 이것저것 다 평균 이상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의 장점은 단점에서부터 온다는 말이 맞았다. 나는 뒷심도 부족하고 지루한 일은 끝맺음도 못한다. 지루하다고 느껴지면 중간에 포기하거나 결과에 연연하기 시작하면 일희일비해서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그런 내가, 월급 이외의 부수익으로 1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내게 될지 그 누가 알았겠나 싶다. 이번 일로 나는 이 모든 일들이 내 '본업'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 낮에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저녁에는 디자인을 하는 그런 삶. 아, 유튜브 채널(매우 매우 신생 채널)도 있으니 유튜버도 포함되는 건가(ㅋㅋ).
꾸준히, 매일매일의 힘을 믿는다. 하기 싫어도 참고 해내는 오늘의 하루가 큰 미래를 만들어 줄 것임을 알기에 조급해하지 않고 묵묵히 해내보려고 늘... 노력한다. 이 부분은 여전히 정말 힘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