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계에 자주 올라갑니다

몸무게와 미니멀라이프의 연관성

by 미세스쏭작가

갑상선 항저하증을 앓고 난 후로 몸무게가 하루에도 2kg씩 늘었다 줄었다 한다. 폭식을 즐기는 경향도 있지만 호르몬 약을 복용한 후로는 물만 먹어도 몸무게가 고무줄처럼 변하니 참 난감하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식단 같은 건 도전해 본 적도 없고 식비로 많은 돈을 쓰는 사람인데 그나마 몸무게가 소비 요정의 강림을 막고 있다.

적게 먹은 날도 많이 먹은 날도 몸무게를 잰다. 체중계를 거실과 주방 사이의 길목에 뒀기 때문에 데일리루틴이 되었다. 이 습관은 몸무게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중고등 시절부터 삼십 대 중반까지 몸무게에 별 변화가 없어 오랜 시간 입은 옷이 꽤 많다. 여태 입었던 옷이 불편하다 싶으면 바로 먹는 양을 조절한다. 옷에 내 몸을 맞추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을 가진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의생활이다. 이전에는 예쁜 옷만 보이면 불나방처럼 달려가 지갑을 열었고 패션 관련 영상을 시청하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지금은 있는 옷을 최대한 활용하여 장소와 목적에 맞게 입자는 실용주의로 변했다.

의류로 인해 처치가 곤란한 쓰레기가 해마다 산처럼 발생하고 있고 패션 산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뉴스를 여러 차례 접했다. 안 입는 옷은 헌 옷 수거함에 넣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버려진 옷이 재활용되는 경우가 드물고 태반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고 한다. 의류 생산과 폐의류로 대기, 수질, 해양, 토지 등 지구 전체가 고통받고 있다는 현실을 통감하고 비로소 유행에 둔감해졌다. 정신없이 휙휙 바뀌는 패스트 패션에 흥미가 사라지자 옷을 관리하는 수고로움과 소비도 확실히 줄었다. 해마다 바뀌는 패션 아이템을 사서 몸을 치장하는 것보단 티셔츠 하나에 청바지만 입어도 멋진 몸을 유지하고 싶다.


가족 행사가 있어 모처럼 고가의 뷔페에 가는 설렘 가득한 날이었다. 많이 먹겠다는 의지로 편안하고 화려한 꽃무늬가 있는 원피스를 입고 레스토랑에 갔다. 구매한 지 오래된 원피스였지만 내가 좋으면 장땡.

각자 접시에 담아 온 음식을 먹는데 남편과 남동생이 오마카세 초밥 맛에 홀딱 반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나는 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들에게 맛있는 초밥을 더 먹이고 싶어서 해산물 코너로 갔다. 키가 큰 요리사 분께 가족들이 극찬한 초밥을 요청했다. 더 필요한 게 있냐고 웃으며 물으셔서 “이거요, 저거요, 요거요.” 신나게 말씀드린 후 풍성한 접시를 들고 우리 테이블로 왔다. 금방 빚어진 초밥의 윤기가 제법 먹음직스러웠다.

그런데 남편과 남동생이 “와. 뭐야.”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냐 물으니 본인들은 인 당 두 개씩으로 개수가 정해져 있으니 초밥이 더 필요하거든 다 먹고 다시 오라고 했단다. 남편은 진짜 웃기는 사람들이라며 분을 냈다. ‘어머. 질투하나?’ 속으로 은근히 즐기고 있는데 남편이 카리스마 있게 입을 열었다. “이따가 가서 더 많이 달라고 해.” 어이 상실. 아마도 그날의 초밥 특혜는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꽃무늬 원피스 덕이었을 게다.


해마다 유행하는 옷 구매를 지양하는 대신 오늘도 나는 체중계에 오른다. 있는 옷을 오래도록 잘 입기 위해서. 옷에 몸을 맞추기 위해서. 요즘 내 건강과 체중을 관리해 주는 최고의 트레이너는 바로 ‘입던 옷’이다. 덜 사고, 안 사기 운동을 시작한 후 “얼마를 버느냐 만큼이나 돈을 현명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라는 시아버지의 조언이 내 삶에 정착했다. 서서히 미니멀라이프의 놀라운 이점들이 내게로 온다.


미니멀 라이프 야매 TIP

1. 안 입는 옷이 많다면 미련 없이 '헌 옷 방문 수거'를 이용해 보세요. 수익은 미미하나 옷장을 새로 얻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2. 옷을 관리할 시간을 절약하여 몸을 관리합시다. (저부터 잘해야겠습니다.)

3. 얼마를 버느냐 만큼 중요한 얼마를 쓰느냐의 문제! 소비는 미니멀하게, 통장 잔액은 맥시멈으로.

꼬까옷 없는 의생활에는 노오력이 필요해.(사진 안녕자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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