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대로 미니멀라이프

느리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by 미세스쏭작가

물티슈나 일회용 컵을 이용할 때마다 지구만큼이나 내 마음이 병드는 심정이다. 양심이 쿡쿡 아려 남몰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말이다. 목이 말라 사용했던 종이컵을 버리지 못하고 집에 가져왔다가 뒤늦게 처분하는 일도 일상다반사다. 미니멀라이프도 중요하지만 자책에 시달리다가 나가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일회용품을 끊는 일은 쉽지 않다. 페트병에 든 음료 구매를 지양하고자 집에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외출한다. 텀블러와 다회용 물병에 음료를 담아서 휴대하는 건 기본이다. 카페에 갈 때면 테이크아웃보다는 매장 내 유리잔 이용을 선호한다. 그러나 여건이 되지 않는 날엔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약간의 결벽이 있는 나는 물티슈가 필수 생활용품이다. 사용 빈도를 줄이고는 있지만 물티슈 없는 생활은 아직 자신 없다. 대신 오랜 시간 썩지 않는 물티슈를 일회용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나만의 물티슈 사용 방식은 이러하다. 교적 깨끗한 곳을 먼저 닦고 다음엔 양념이 묻은 식탁이나 먼지가 낀 창틀을 닦는다. 이물질이 묻은 물티슈를 빨아서 몇 차례 더 사용하고 마지막에는 기름 때나 신발장 등을 닦은 후 버린다.


낭비가 심한 지인이 있는데 물을 조금만 흘려도 티슈를 족히 다섯 장씩은 뽑아서 휙 닦고 쓰레기통에 던진다. 어찌나 빠른 손놀림으로 티슈와 물티슈를 뽑아 재끼는지 손이 다섯 개로 보일 정도다. '너무 아깝다. 낭비가 심해.'라고 속으로 생각하지만 애써 외면한다. 타인의 굳어진 습관이나 생활 방식을 두고 섣불리 언급했다간 관계에 금만 가기 때문이다. 환경을 생각하면 뭐든 적게 쓰고 안 쓰는 것이 정답이지만 나조차 한참 부족한 방식으로 환경 사랑을 실천하고 있으니까.

지구를 걱정하는 나의 태도에 이따금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네가 그런다고 지구가 건강해지냐? 그냥 살아." 이 또한 영 틀린 말은 아니다만 나 같은 사람들의 작은 노력이 모이고 쌓이면 천천이요, 만만의 힘이 되지 않겠는가.


물건, 환경, 채식의 흐름으로까지 이어지는 숙련된 이들의 미니멀라이프는 그저 경탄스럽다. 고기와 라면을 어떤 음식보다도 사랑하는 내게 채식은 별나라의 이야기다. 그러나 고기 기름과 라면 국물을 처리할 때마다 몹시 난감하다. 음식물을 버리는 방법을 검색해 보면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각각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이전에 비해 소시지, 육류, 치킨, 라면 등의 섭취를 조금은 줄였고 몸도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진 듯하다.


궁극적인 미니멀라이프도 좋지만 어설픈 미니멀라이프 역시 긍정적인 면이 많다. 형식의 경중과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각자의 형편에 맞게 변화를 주면 즐거움이 따라온다. 채식에도 여러 종류가 있듯이 미니멀라이프에도 다양한 방식과 노하우가 존재한다.

공인이 환경 문제를 논하고 나면 수많은 사람들이 감독관이 되어 뭐를 안 지켰네, 말과 행동이 다르네 하는 비난의 삿대질을 늘어놓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마지막까지 환경보호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웠다던 한 연예인의 고백을 듣고 나 또한 걱정이 앞섰다. 내가 쓴 글을 본 지인들도 "네가 무슨 미니멀라이프냐?" 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고, 나의 미니멀라이프가 누군가에게는 맥시멈라이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아니라 내 삶에 유익한 변화와 성장이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견주면 어쨌거나 크고 작은 목표를 이뤄가고 있음이다. 쑥스러울 만큼 야매스러운 방법으로 환경 사랑 또한 실천 중이다. 비록 아장아장 걸음마 수준일지언정 가늘고 길게, 오래오래 미니멀라이프를 즐길 계획이다.


아장아장 미니멀 라이프 야매 TIP

1. 남들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오늘의 미니멀라이프를 즐깁시다.

2. 일회용품도 때론 다회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티슈 빨아서 재사용하기, 유리병 레트로 화분으로 쓰기 등)

3.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채식하는 날을 정하여 환경오염과 몸무게를 줄여 볼까요?

거실 물건을 조금 더 비워내고 넓어진 공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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