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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Jun 25. 2024

왼손 발이 준 선물

9화  우울증이 오다


2년의 시간이 흘러 여직원과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아쉬움이 있으면서도 새로운 직원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직원을 뽑는 순간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새로 채용된 직원은 제대로 된 정식절차 없이 채용되어 그 이후 모든 상황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나와 함께 일하게 된 직원은 직업군으로 총을 맞아 사고로 손을 다쳤고 군대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어 우리 회사에 잠시 임시직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그 직원도 눈에 띄는 불편함은 없었으나, 내가 알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서로 아픔을 공유한 입장에서 의지하며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업무를 알려 주고 호흡을 맞춰 나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직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본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업무시간 자리 이탈, 근무 태만 등으로 선을 벗어났고, 결국에는 공금횡령까지 하게 되었다.


 팀장님께 보고 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날 감사로 오신 외부 직원에게 대들어서 팀에 자연스럽게 보고 되어 문제가 많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날 이후 나는 그 직원에 대한 모든 있었던 사실들을 보고 하게 되었다.  마음은 후련했지만 그 직원이 사고 친 문제들을 수습하기에 바빴고  휴가도 반납하며 근무하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행정 업무까지 업무 양이 많아지면서 나의 야근과 주말 근무를 본격적으로 갖게 되었다.


정상 근무 후 여유로운 삶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나에게는  회사에서 하루종일 보내는 시간들이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내 몸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되면서 조금씩 운동을 해야겠다는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내 상황은 계속 내 마음처럼  돌아가지 않아 답답했다. 그렇게 쉴 수 없이 계속 달려가며 일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내 몸과 마음만 점점 지쳐 가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나의 모든 에너지를 다 사용한 것 같았다.  


뇌전증은 수면시간이 중요하다.  뇌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결국   뇌에 충격을 준다. 생각과 걱정이 많으면  잠을 잘 취하지 못했던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수면 장애를 갖았고 그럴 때마다 증상이 나온 적도 있었다.   그리고 계속 컴퓨터 앞에 있으면서  좋지 않은 자세와 왼쪽 과사용으로  나의 몸의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뇌병변장애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변화중 하나는 비대칭이다. 정상적인 근육사용과 자세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비대칭이었다. 성인이 되면 통증이 올 수 있다고   나중에 병원을 다니며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나는 잠시 간과했고 회사를 다니며  마음의 여유 없이  분주하게 달려와 일을 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몸이 망가지고 있다는 신호였는데  나는 그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식사도 아침은 거르고 점심시간도 부족해서 대충 먹고 바로  일하며 저녁때 폭식을 했다, 그런 패턴에 점점   스트레스가 심해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식욕이 없어지고  입맛도 떨어졌다. 그렇게  점점  무기력이 왔고  무기력이 더 나아가 빨리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런 시간이 계속되면서 나에게 점점 우울증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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