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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잠 Jun 15. 2024

 내가 있어야 할 곳.

우리 엄마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후.

내 친구의 마음이 힘들다는 것을 눈치채긴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울 엄마랑 걔네 엄마랑 동갑이었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도 충격의 여파가 컸을 것이라 예상은 했다.


시간이 갈수록  근래 들어 그 친구가 엄마와 둘이 살면서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나와 만나는 시간을 아무리 짧게 잡아도 

그 짧은 시간마저도 불안한가 보다


난 질병공주로

많은 질병을 가지고 존버의 정신으로 사는 것에만 몰두하는

무지랭이지만  잘하는 게 있다. 

내가 있을 곳과 있지 말아야 할 곳을 잘 구분한다. 


함부로 남의 것을 탐한 적도 없고

나 싫다는 사람을 귀찮게 한 적도 없다. 

끝은 깔끔해야 좋은 것이다. 


언젠간 내가 필요할 때가 있겠지.

인연이란 그런 것이니까. 

억지로 붙여놓는다고 붙고

강제로 떨어뜨린다고 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을

우린 이미 알고 있는 나이다.


오늘은 세탁수거업체에 빨래들을 수거해 가라고

맡겼는데 이왕이면 근심걱정도 수거해서 

깨끗이 빨아 가져다 달라고 하고 싶어 진다. 


누구나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자신이 빠져야 할 때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아는 것은

지혜로워지는 지름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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