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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제 Jul 07. 2024

공부를 통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2019년 호주 브리즈번 사우스뱅크에서 목격했던 펠리컨.


지난 세월 동안에 나는 독서와 공부를 통해서 천재나 멋있는 사람 혹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항상 무언가 목표를 세울 때에 크게 잡고 이루려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내가 느낀 점은 성취하려는 목표가 크면 클수록 사람이 점점 폐인이 되어간다는 점이다. 물론 빠른 시일 내에 결과물이 나와서 목표를 성취한다면  고통이 크지 않을 것이고 폐인이 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훌륭하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재들은 많고 괄목할만한 천재들이나 영향력이 막강한 사람도 많다. 여기에서 느낀 점은 내가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을 나와의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 비교하는 성질은 나를 조급하게 만들고, 괴롭게 만들며, 암기나 학습에 실패하는 사람이 되는 것으로 이어졌고 수년 동안을 천재가 되겠다는 욕망에 갇히게 만들었다. 천재는 아닌데 천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리면 성과물은 얻지 못한 채로 스스로를 학대하거나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헐뜯기 마련이다.


그걸 깨닫자마자 처음으로 느꼈던 감정은 거부감과 분노였다. 천재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특정한 학문이나 분야에 이만큼의 시간을 쏟아부었는 데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지도 못하고 독서하고 공부했던 것 중에서조차 써먹을만한 지식이 하나도 없다고?'라며 자괴감을 느꼈다.


여기서부터가 고통의 연장선이었다. 아직 성취해야 될 것들이 많은 데에 기존에 알고 있는 것조차 까먹는다면... 공부는 분명히 시간을 들여서 했는 데에 머릿속에 남아서 설명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고 갈 길은 멀며 정해 놓은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모든 것을 포기가 하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도쿄대 암기법>이라는 책을 읽었는 데에 공부나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성적이 나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성적보다 공부의 적정선을 찾자, 인생은 잘 풀리게 되어 있다, 암기법의 비법은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다, 외울 분량을 20퍼센트 줄이자, 작은 성공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만점 받으려다가 오히려 성적이 나빠진다, 과거의 실패에 시간을 쏟지 말자, 공부하는 행위에 자신을 가두지 말자, 만만해질 때까지 목표를 낮추자, 내일의 당신은 분명히 오늘과 다를 것이다... 등등 암기법에 대한 설명보다 암기를 하려는 자가 가져야 하는 멘탈 관리에 대한 설명이 많다. 암기보다 멘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나는 내가 목표를 크게 세운 것이 욕심이 크기 때문인 것이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학습을 하려고 큰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공부나 독서를 통해서 잘난 사람이나 천재가 되기보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다.


주위에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려주시는 분들이 계신 데에 나한테도 결점은 있고 잘 지냈다가 헤어질 때에 마무리가 좋지 못하게 헤어진 분들도 있으며 서로 오해해서 사이가 틀어졌는 데에 연락이 끊겨서 그 오해를 풀지 못하는 관계도 있고 장난이라는 말을 빌미로 내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입은 분들도 계시다. 물론 이 단점들만큼 나는 장점도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내 잘못에 대해서는 내 마음이 반대를 해도 그것에 대해서 인정하고 겸손해지려는 마음을 가질 뿐이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70퍼센트는 좋은 사람인 동시에 나머지 30퍼센트는 좋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우주에 살고 있는 모든 지적 생명체의 관점으로 나 자신을 평가하면 일부분은 좋은 사람이자 나머지는 좋지 못한 사람이라고 여길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나에 대한 평판이나 평가도 수시로 바뀔 것이다. 민심은 항상 변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이것도 욕심이지만 그 평판이 좋지 못할 때에 조금이라도 만회해 보려고 덕을 쌓을 것이며 인생의 공부나 독서도 꾸준히 하면서 나 자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성취할 목표를 '천재가 되는 것'보다는 비교 대상을 나 자신으로 두고 '독서나 학습을 통해서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즉, 공부를 통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전 16화 어려운 과목을 공부했었을 때에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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