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바다와 강 그리고 어항의 이야기이고 과학과 관련이 없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물이라는 원소의 집합체와 그것과 어울려서 지내는 많은 생물들을 기르고 체험해 본 경험담에 관련된 얘기다.
어린 시절에 붉은 귀 거북이를 키운 적이 있고 중랑천에 방류한 적이 있다. 지금은 붉은 귀 거북이는 외래종이라서 국내 생태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기르면 안 되고 방류하면 더 안 되었다. 하지만 내 어린 시절에는 대형 마트의 애완동물 코너에만 가도 외래종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구피와 같은 물고기는 물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며 초등학생한테는 생명력이 훨씬 더 강한 거북이가 더 키우기 쉬울 거라며 소개를 받아서 먹이와 플라스틱 어항통 그리고 거북이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놈의 거북이는 나한테 언질을 줬던 애완동물 코너의 점원의 말처럼 키우기가 쉬웠지만 너무 쉬워도 문제였다. 우선 배변 활동을 하는 데에 변이 물고기에 비해서 매우 컸기 때문에 냄새가 많이 났다. 그리고 먹이가 어항 물에 분해되는 가운데에 거북이가 먹이를 먹질 않으면 물이 쉽게 더러워졌다.
그리고 거북이가 생각보다 너무 커져서 어항 안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 거북이는 점점 자신의 등껍질 안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 나는 얘를 당장이라도 자연에 돌려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내가 거북이를 방류시켜야 하니 근처에 아무 강에 데려다 달라고 했는 데에 그게 중랑천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외래종을 중랑천에 놓아주었다. 아무리 몰랐어도 생태계를 교란시켜서 미안하다. 자연아, 미안해. 거북아, 미안해, 중랑천.
시간이 지나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에 장호진이라는 친구가 나에게 물에 사는 생명체를 키우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는 '물 생활 인터넷 카페'를 알려주었고 이 친구의 도움으로 주선을 받아서 내 주먹만큼 큰 붉은 가재를 주었다. 나는 문뜩 이 아이에게 사료가 아니라 생먹이를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노량진에 가서 미꾸라지를 한 봉지 사서 세숫 대야에 넣어두고 한 마리만 건져서 가재가 있는 어항에 넣었다. 그랬더니 그때 당시에는 방영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방영될 TV프로그램 <런닝맨>처럼 미꾸라지가 도망 다니고 가재가 사냥을 하는 모습을 반복하더니 미꾸라지를 두 조각내어서 잡아먹었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는 데에 사냥이 치열했던 탓인지 아니면 미꾸라지에서 나온 점액질이 물을 오염시켜서인지는 모르지만 가재도 같이 죽어버렸다.
물생활은 나에게 중요한 활동이었고 허무해하는 나를 보며 친구는 동묘 앞 역 근처에 위치한 애완동물 거리로 데려갔다. 친구는 도로 앞에 있는 가게들은 자릿세가 비싸기 때문에 골목길에 있는 수족관 거리로 데려갔다. 정말 다양한 물고기들이 많았다. 그 이후에 물에 서식하는 어지간한 생물을 길러보았다. 강물에 서식하는 스노우 화이트 가재, 구피, 베타, CRS새우, 코리도라스, 시클리드 등을 키웠고 바다에 서식하는 산호, 샌드 불가사리, 임페리얼 엔젤, 바이칼라 엔젤, 크라운 피쉬(니모), 옐로우 와치맨 고비, 크리너 쉬림프, 그린 만다린 등을 키웠다.
이 많은 생물들을 키워봤다는 이야기는 이들이 다 용궁으로 갔다는... 즉, 죽었다는 걸 의미한다. 이들이 죽었던 이유는 자기가 서식하던 자연환경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관리되는 어항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보통 물고기를 입양해서 어항에 넣어주려면 수돗물을 받아다가 2~3일 동안 내버려야 된다. 왜냐하면 수돗물은 정화시키는 약품이 녹아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증발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었는 데에 그것을 몰랐다. 이는 강물이나 바닷물이나 똑같다.
그리고 어항물에 손을 자꾸 넣었다가 빼면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묻어있는 핸드크림이나 주방 세제나 수돗물로도 어항 속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 또한 물고기들이 교미를 해서 낳은 치어들이 여과기에 걸려서 죽기도 하고 자기 입보다 작으면 잡아먹고 보는 대부분의 물고기의 성질을 몰랐다. 그리고 환수를 해줘야 하는 데에 거기에서 많이 모잘랐다.
서로 잡아먹다가 죽는 경우도 있었고 유리 어항과 책상의 수평이 맞지 않아 어항이 깨져서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서 그걸 수습했던 기억도 있다. 바다에서 사는 화려한 색깔의 민달팽이가 있었는데 다른 물고기가 이 민달팽이를 먹어서 죽였더니 그 민달팽이가 내뿜은 독에 의해서 그걸 잡아먹은 물고기가 죽은 적도 있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다. 바다에서 사는 생물 중에 색깔이 화려할수록 극독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이다. 그래서 물생활을 오래 한 선배들이 하는 말들이 있다. '오래 키우고 싶으면 한 어항에 너무 많은 것들을 넣지 마라'
우연히 물생활 카페에서 봤던 글이 생각난다. CRS새우 중에서 고품종을 교배시키는 전문가가 쓴 글이었다. '우리 물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만든 물은 자연의 물이 아니라 용해액이다. 우리가 아무리 흉내 내봤자 인위적으로 만든 물은 위대한 자연인 강과 바닷물을 수질과 다채로움을 따라잡을 수 없다. 우리는 결국 화학적인 물을 조합해서 물고기에 제공하는 무지한 사람에 불과하다'였다.
약 50억의 나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의 지구 내부에서부터 나온 원자들의 화학 작용을 통해서 약 38억 년쯤에 자외선을 막아주는 대기가 없는 최초의 바다가 생겨났다고 했다. 이후에 실루리아기에 번창했던 쿡소니아와 같은 육지 식물과 원핵세포와 같은 미생물들이 내뿜는 산소를 통해서 대기가 생기고 5번의 대멸종을 겪고도 다채롭고 경이로운 생물들을 탄생시킨 바다도 사실 용해액인 것은 맞다.
다만 인간이 만든 것과는 다른 아주 중요하고 다채로운 물이다. 수년 전에 호주에 위치한 다양하고 수가 많은 산호초가 서식하는 바다의 허파 중에 하나인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가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었는 데에 그 느낌은 마치 아마존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나무를 불태우는 특정 주민들이 떠오르는 것처럼 아마존이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가 죽는 것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해당 지역에서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계 때문에 숲이나 바다의 환경을 파괴하는 점도 있기 때문에 해당 관할 구역에 나라 또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구가 있다면 이들이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공유해 줬으면 좋겠다. 강과 하천의 물,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 어항과 수조 속의 물, 수돗물, 바다의 물 등등 똑같은 물이지만 이 여러 종류의 물들이 좀 더 지혜로운 사람들에 의해서 친환경적으로 관리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