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나라의 과학 분야의 연구 개발비가 약 16퍼센트 정도 삭감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금 달에서 얼음이 있을지도 모르고 중력도 지구보다 약해서 얼음을 녹여서 물로 쓰면 거주가 가능해서 달을 제2의 우주 탐사 기지로 쓰려고 한다고 미국이나 중국이나 로켓 발사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데에 우리는 삭감을 하고 있다니 유감이다.
과학자들의 생계가 안정되어야 한다고 오랜 기간 동안을 생각해 왔다. 그때가 대학교 시절이었는데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을 봤을 때다. 주인공은 크게 다섯 명이다. 이론물리학자 쉘든과 실험물리학자 레너드 그리고 공학자 하워드와 천문학자 라제쉬 마지막으로 배우 지망생 페니다. 나중에 더 많은 주인공이 합류하고 더 많은 과학 이야기가 나오지만 내가 빅뱅이론의 시즌 1의 1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다 볼 때마다 느낀 것은 과학은 중요하다는 것이며 과학자들이 이론과 실습을 반복하고 과학을 탐구하는 데에 돈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좀더 시간이 흘러서 다른 시즌이 나왔다. 실험에 필요한 연구 기계를 구매하기 위해서 (또 성적인 호기심에서) 레너드는 자신보다 수십 살이 더 많은 부자 여성과 데이트를 해야 했고 쉘든과 레너드 그리고 라제쉬는 고용 불안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서 테뉴어 제도를 통해 종신직을 얻으려고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내가 어떠한 경로로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을 접했는지는 모르지만 대학교에서 같이 수업을 듣던 조용주라는 친구랑 같이 드라마에 대해서 떠들어 댔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면 빅뱅이론의 맨 첫 화를 대학교에서 접한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1학년 때였는지 아니면 2학년 때였는지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머릿속에 남아있는 생각이라는 것들은 '나는 저들의 대본에 비하면 바보구나'라는 생각과 '과학이 무지 중요하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
다만 중요한 점은 대학교 시절에서부터 빅뱅이론을 보면서 과학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고 빅뱅이론의 주인공들이 실존하는 사람들이었다면 평생 친구로라도 삼고 싶다. 비록 과학을 잘 모르는 페니의 수준에 대우를 받더라도 말이다. 페니는 너무 사고력과 지능 수준에만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주인공들에게 감정적이고 평균적인 대화를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라제쉬는 부자의 자식이고, 페니는 웨이트리스랑 배우 일을 병행해야 하고, 쉘든과 레너드 그리고 하워드는 연구비와 돈이 더 필요하면 별도로 구해야 했다. 라제쉬와 페니를 제외한 쉘든과 레너드 그리고 하워드가 고용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은 연구를 하면서 논문을 내고 연구 비용을 받는 것이 있고 부자들에게 과학에 왜 투자하는지를 납득시키는 일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대학에서 교수로 평생 고용인 종신재직권을 보장해 주는 테뉴어에 뽑히는 일이다.
만약에 이들이 연구 자금을 지원받거나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시간을 허비하지만 않았어도 보다 더 편안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양질의 이론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중에 공학자 하워드의 여자친구이자 아내가 되는 미생물학자 베르나데트처럼 대형 제약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연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테뉴어이든 아니면 대형 제약 회사에서의 취직이든 연구 자금을 모으는 펀딩이든 상관이 없이 이것은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드라마라서 가능한 것이다. 현실은 더 참혹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연구와 돈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고생을 많이 할 것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든지 아니면 백신이든지 GPS든지 슈퍼 컴퓨터나 양자 컴퓨터든지 간에 과학의 발전 중에 나온 것들은 많다. 그러니 과학은 매우 중요한 학문이다. 물론 세부적으로 따지자면 물리학, 양자역학, 화학, 지질학, 공학, 식물학, 기후학 등등 여러 가지 갈래로 갈리고 저마다 중요성이 각기 다르고 필요한 예산의 크기도 저마다 다르겠지만 앞으로 닥쳐 올 AI 개발과 양자 컴퓨터 경쟁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학자들과 과학자들이 필요하며 과학 인재의 등용과 고용뿐만이 아니라 생계유지와 정신적인 안정에 도움을 준다면 우리는 과학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과학 인재들끼리 세계에 퍼져있는 과학 중심지로 흘러들어 가서 도전하고 뭉치고 교류하면서 토론도 하고 의견도 서로 공유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으니 무조건 막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국 내의 과학계의 처우가 너무 낮아서 외부로 인재들이 유출되는 것을 내버려 두는 일도 좋은 일이 아니니 과학 인재의 유출과 유입을 동시에 살펴야 할 것 같다.
내가 가장 먼저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AI와 양자컴퓨터 분야이다. 하나를 제작하는 일에 일반 가정에서 살 수 없을 만큼의 비용이 필요하기에 정부의 지원은 불가피하다. 굳이 예를 들자면 천문학적인 숫자를 계산해야 하는 물리학자들과 천체물리학자들에게 양자 컴퓨터를 쓰도록 해주고 인공지능이 보조해준다면 그들이 현재 도대체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 또 무슨 연구를 앞으로 할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 인류의 미래에 해가 되는 좋지 못한 일들을 처리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과학자들, 과학자들과 협업하는 프로그래머들, 과학도, 과학 개발과 유지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단체들에게 힘내라는 말과 함께 응원을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