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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lyn Jan 14. 2024

미국 대학교 수업 특징 10가지

이곳 미시간은 이제 완전히 겨울을 맞았다.

서울의 강추위는 정말 발끝만치도 못 따라올 만큼

여기 날씨는 장난이 아니다. 심지어 다음 주는 최저 기온이 -17도, 최고 기온이 -13도에 눈보라가 분다..


웨인에 도착한 지도 벌써 막 일주일이 되었다.

수업도 이제 좀 몇 번 가봤다고, 옆자리 친구들에게 말을 걸거나 수업 중 질문을 하기도 한다.


학교 수업은 내가 느끼기에 한국과 살짝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또 다르다. 내가 일주일 동안 경험한 미국 대학교 수업의 특징을 10가지로 추려보았다.



1. 수업 중 질의응답이 활발하다

한국에서 초중고대를 나오면서, 선생님/교수님이 질문을 하면 손을 번쩍 들어 대답을 하거나 스스로수업 중 질문하는 학생은 거의 보지 못했다. 특히나 대학교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여기는 아무렇지 않게 큰 소리로 대답을 하고 수업 중간중간 최소 2-3명은 질문을 꼭 한다. “튀는 것”을 죽도록 기피하는 한국인들과는 천지차이인 부분이다.


2. 신입생이 많은 교양은 조용하다

한국과 좀 비슷한 부분인데, 여기도 신입생을 위한 대형 교양 강의는 전공 수업보다 훨씬 조용한 편이다. 미국인이라고 다 외향적이거나 인싸가 아니다. 거의 대부분(특히 신입생들)은 초면에 낯을 많이 가린다. 하지만 이들도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처지인지라 신입생들과 가장 친구가 되기 쉽기는 하다.


3. 발표/토론/팀플 정말 많다

교양이든 전공이든, 정말 무슨 수업이 든 간에 발표, 팀활동, 토론 활동이 매우 많다. 그냥 모든 수업에 토론과 팀플과 발표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그렇기 때문에 사실 너무 소심한 성격이면 학교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다. 게다가 영어까지 부족하면
종강할 때까지 수업 내내 혼자가 될지도 모른다.


4. 과제의 대부분이 에세이다

대부분의 과제가 에세이 혹은 실습이다. 전공 수업은 실습이 대부분이고, 교양 수업은 에세이 과제가 대부분이다. 특히 책을 보면서 하는 이론적인 과제는 거의 없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본인 생각을 쓰는 과제가 특히 많은데 항상 교수님들이 코멘트를 달아 주신다. 그래서 지금까지 과제를 하면서 지루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5. 책이 매우 비싸다

한국에서는 에브리타임 책방이 활성화되어 있어 중고책을 구하기 편하고, 새 책을 사더라도 2만원 내외로 살 수 있지만 여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책들이 저렴하면 $50내외(대략 6~7만원), $80달러 가까이 하는 책도 있다. 따라서 책값이 너무 부담이 된다. 또 First course material 이라고 부르는 비용이 있는데, 전자책으로 진행되는 수업일 경우에 보통 낸다. 대략 $70정도인데, 돈을 냈는데도 수업을 전자책이 아닌 본인 PPT로 하는 교수님들도 많다...(혈압상승)


6. 출석 점수는 유하지만 신경은 쓴다

보통 미국 학교는 Attendance를 신경 안 쓴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일단 우리 학교는 대부분 신경을 쓴다. 대개 3~4회 결석까지는 감점 없이 봐주는 편이고, 그 이상 결석할 시 등급이 하나씩 다운그레이드된다. 실습이 많은 수업의 경우에는 어텐던스가 20%를 차지하는 수업도 있다.


7. 금요일에는 수업이 없다

대부분의 수업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다. 몇몇 아주 특별한 과목들은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도 수업을 하기도 하지만 99%의 수업은 목요일까지다.학교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금요일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교직원들도 다들 금요일 2시쯤 집에 가고, 이곳 학생들은 목요일 저녁에 본가로 돌아가서 월요일이 되어야 온다. 그래서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캠퍼스가 아주 조용하다.


8. 온라인 강의(싸강)가 많다

한국 대학교보다 온라인 강의가 훨씬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한국은 거의 온라인 강의는 교양 수업인데, 여기는 전공 수업도 온라인 수업이 많다. 온라인 강의 수강 학점 제한도 없어서, 내 룸메(미국인)같은 경우는 심리학 전공인데 목요일만 오프라인 수업을 가고 나머지는 전부 온라인 수업이다.


9. 다양한 인종의 교수님들

말 그대로 나이지리아, 중국, 일본, 인도, 사우디 등등 교수님들의 국적이 천차만별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출발선부터가 다인종 국가이기에 이런 것에 익숙한 것 같다. 또 교수님들의 나이가 비교적 굉장히 어리다. 대학원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교수님들도 계시고, 수업을 들으면서 동시에 본인이 수업도 하시는 아주 젊은 교수님들도 있다. 따라서 정말 교수님들과 말 그대로 친구처럼 지낼 수있다.


10. 끊임없는 스몰톡 문화

한국에서 교수님을 생각하면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인데, 여기는 오히려 교수님들이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다가오는 걸 좋아하신다. 심지어 학교 교직원들도 그렇다. 언제 한번 교환학생들을 위한 언어 프로그램을 신청하려고 한 교직원의 사무실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30분 동안 수다만 왕창 떨고 나온 적도 있다. 내 조국을 욕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국 대학 교직원들은...말을 아끼겠다.




어찌어찌 여기 생활에 꽤나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수업을 들으면서, 이런 수업 문화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창의력과 강대함의 원천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잘 몰라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하고 뭐든 궁금하면 바로바로 손들어 질문하는 미국인 친구들을 보면서 지금껏 한국의 “눈치 문화”에 얼마나 내가 찌들었었는지를 깨달았다. 미래에 만약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솔직히 꼭 영미권에 있는 학교를 보내고 싶다.


다음 에피소드는 교환학생에 가서 친구를 사귀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 그럼 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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