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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우 Jul 10. 2023

홈스테이 조기유학생 짐 싸는 꿀팁

후회하기 싫으면 한국 음식이 최고에요

여행이든 유학이든, 어딘가로 떠나 본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짐 싸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모든 유학생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짐이기도 하다. 캐리어 하나만 무료로 해주는 데다 그마저도 무게 제한이 있다. 그 이상은 빠르게 금액이 는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것을 잘 싸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난 유학이 처음인데 뭐가 필요할지 어떻게 알아! 인터넷을 샅샅히 뒤져도 홈스테이 조기유학생을 위한 팁을 찾기는 힘들었다. 주변에도 물어가며 겨우 캐리어 2개, 배낭 하나, 사이드백 하나로 짐을 싸는 데 성공했다.


먼저 가장 큰 공간과 무게를 차지하는 건 옷이다. 이상한 콩글리시나 말도 안되는 영어가 써있는 옷은 무조건 피했다. 우리나라 옷에는 영어가 많다보니 쇼핑하는 것도 쉽지 않아 다양한 아울렛과 백화점을 돌아다녔다. 게다가 학교에 교복은 없지만 복장 규정이 까다로워서 차라리 교복이 있었으면 했다. 짐을 쌀 때는 왠만하면 가볍고 부피가 작은 여름옷 위주로 하고, 겨울옷은 가서 사기로 했다. 패딩 같은 경우는 압축팩으로 최대한 부피를 줄이려고 아빠와 함께 팩 위에 앉아 있었다.


샴푸, 비누, 생리대 같은 생활용품은 가서 초반에 쓸 정도만 준비하고 다 떨어지면 그곳에서 샀다. 학용품도 조금 챙겼는데 전혀 쓰지 않았다. 샤프펜슬 정도는 한국 것을 썼지만 노트나 파일 같은 건 현지에서 사는 게 답이다. 가서 살다보면 부족한 것도 있고 생각지 못한 것도 있는데, 그 정도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내 가장 큰 실수는 한국 음식을 라면 두 봉지에 참치 한 캔밖에 챙기지 않은 것이다. 한식점도 아시안 마켓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길래 '가서 사도 되겠네' 했지만 엄청난 오산이었다. 미국에서 운전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집에 감금된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내가 원할 때 마트나 식당에 갈 수도 없었고, 훨씬 비싼 한국 과자와 식재료를 사기엔 부담이 컸다. 훗날 한국 음식 비슷한 맛이라도 보면 좀비처럼 달려들게 될 나의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미루고 미루다 짐을 챙기니 비행기 타기 전날 밤까지 이것저것 사 모으게 되었다. 하도 꽉 채워서 혹시 몇 그램 넘는다고 돈 내는 게 아닐까 걱정했었다. 마지막으로 편의점에 들렀다 오는 길에 갑자기 인생네컷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때 급하게 사진 한 장이라도 더 남겨놓으려고 찍었던 그 사진은 냉장고에 잘 붙어있다. 그리고 드디어 출국 날의 아침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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