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College of fashion
3학년동안 준비한 졸업작품의 옷 6 착장을 모두 완성하고 마지막 작업인 포토슛이 남아있었다. 학교에서는 포토그래퍼 석사과정의 학생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주선해 주었다. 패션포토슛은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돈이 많이 없는 학생들은 SNS등에서 직접 아마추어 포토그래퍼를 컨텍하여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친구나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진을 전공한 학생들을 섭외해서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마지막 졸업작품의 사진을 최대한 잘 찍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유명한 포토그래퍼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섭외하려면 비용이 많이 부담되기 때문에 학과의 몇몇 친구들과 학교에서 주선하는 포토그래퍼 석사과정의 학생들을 만나러 갔다.
포토그래퍼과 학생들을 만나는 장소는 옥스퍼드서커스에 위치한 JPG라고 부르는 London College of Fashion의 컴퍼스 중 하나였다. 약속장소인 강의실로 들어가니 7-8명의 학생들이 있었다. 포토그래퍼과의 학생들의 작품은 볼 수 없었고, 우리는 무료로 포토슛을 진행하기 위해 포토과 학생들에게 졸업작품의 콘셉트와 의류를 직접 가져가 설명했다.
내 차례가 되자 좀 떨렸지만, 가기 전 미리 생삿했던 것을 차근차근 말했다. 내 졸업 작품의 콘셉트인 '왜곡(distortion)'에 대한 설명을 하고, 가져간 의류를 모여주었다. 패턴부터 봉재까지 모두 내가 했다고 말했고, 왜곡의 형상화를 위해 의류에 굴곡이 많으며, 굴곡을 만들기 위한 테크닉 적인 요소을 설명했다.
다행히 2명의 포토과 학생이 나의 작품에 관심을 보였다.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와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교환 후 포토슛 날짜를 잡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포토과 학생들도 졸업 작품을 위해 작업할 피사체가 필요했었다. 그들도 같이 자업 할 패션 작업물이 필요 했던 것이다.
포토과와의 미팅에서 연락처를 교환한 학생 중 '조'라는 영국남자아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조는 나와 작업을 하고 싶어 했다. 포토슛은 London College of Fashion의 또 다른 캠퍼스인 Shepherd's Bush 튜브 스테이션에 위치한 Limegrove 캠퍼스의 스튜디오를 예약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조는 Limegrove 캠퍼스가 익숙했기 때문에 우리의 포토슛을 위해 이곳의 스튜디오를 예약해 주었다.
나의 졸업작품을 위한 포토슛을 먼저 촬영한 다음에 조의 졸업작품을 찍기로 했다. 조는 자신의 작업을 위해 여자 모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섭외했다. 그는 그가 섭외한 사람들도 나의 작업을 위해 사용해도 된다고 햇다. 그래서 나는 나의 작업 물을 찍기 위한 남자모델만 섭외하면 되었다.
촬영날이 다가오기 전에 나의 졸압 직품의 포토슛을 위해 남자 모델을 섭외해야 했다. 당시 한국 모델들은 영국에서 커리어를 쌓기 위해 런던 해션쇼 기간에 맞춰 많은 모델들이 런던에 채류하고 있었다. 런던에서 경력을 쌓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패션위크 기간에만 채류하는 모델도 있었고, 아예 런던에 상주해서 모델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본 한국 남자모델과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한인 교회에서 알게 된 형의 지인이라는 것을 알고 형에게 부탁해서 컨텍을 하였다. 당시 좀 잘 나가는 모델이라서 작업을 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는데, 조에게 그 모델 사진을 보여 줬더니, 마음에 든다며 자신도 작업을 하고 싶다며 모델 비용의 절반을 부담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남자모델은 패션위크의 스케줄 때문에 함께 작업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모델은 친절하게도 패션위크 기간 동안 영국에 와있는 같은 소속사의 여러 모델들을 소개해 주었다. 그들 중 마음에 드는 모델을 선택 할 수 있는 옵션을 주었다.
촬영 날 촬영하며 먹을 것들을 Tesco에서 샀다. 슈튜디오에 먹을 것들을 배치하니, 내가 섭외한 남자 모델이 도착했다. 조가 섭외한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여자 모델도 연이어 도착했다. 나의 졸업작품의 촬영은 최대한 심플하게 작업하여 옷이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조는 나의 의견을 반영하여 작업을 잘해주었다.
그다음 조의 작업은 식물과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사용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의외로 결과 물이 좋았다. 역시 사진 전공이라 조명 사용을 잘한 것 같았다. 그의 결과 물을 먼저 봤으면 그에게 나의 졸업작품 촬영의 디렉팅도 맡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