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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송 Sep 20. 2023

다정해야 할 이유

다정해지는 연습장, 여기

사람의 감정을 읽는 일이 익숙하다. 눈치가 빠른 게 장점이라 소수의 인간관계에서도, 다수의 무리에 속해서도 무난하게 좋은 평을 얻으며 살아왔다. 때론 지나치게 사람의 감정에 민감한 것이 나에게 독이 된 날도 많았지만.


나만이 느끼는 사람들 저마다의 말과 눈빛의 톤이 있다. 그 톤이 참 따스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있다. 내가 아팠던 걸 아는 직장동료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쳐  “괜찮았어요? 많이 아팠다면서요” 하고 물었다. 그 말을 할 때의 축 늘어지는 눈꼬리와 걱정을 담은 눈동자, 차분하지만 따뜻한 말투. 아, 다정한 사람이다.


업무상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깝지 않은 거리에 있음에도 스치는 내게 던지는 말 한마디조차 다정함이 느껴지는 사람. 적극적인 다정의 표현이 아니라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다정이 뚝뚝 묻어나는 사람이 있다. 다정한 사람은 잘 모른다. 자신의 몹시 다정한 태도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녹게 하는지. 그런 사람이 좋고, 그런 사람이고 싶었다. 살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 누군가에겐 이유 없이 차가운 냉대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조건 없는 다정함을 느끼기도 했다. 언제나 나는 다정한 사람으로 인해 성장했다.


우리 모두에겐 다정한 어른이 필요하다. 몰아세우지 않아도 이미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다정함은 하루를 더 살아갈 용기를 주기도 하며 이는 분명 전염된다. 그러니 모두가 좀 더 정해지기를. 다정도 연습하면 는다. 공간을 다정해지는 연습장로 사용했으면 좋겠다. 다정해야 할 이유는 무수히 많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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